은행연합회, 英 피치에 법적대응 검토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잘못된 가정으로 개별은행 자본건전성 부정적 결과 발표”

영국계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최근 국내 은행들의 자본력이 취약하다는 내용의 자본건전성심사(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한 데 대해 은행권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치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소송 등 법률적인 대응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피치가 불확실한 가정을 사용해 부정적인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 유감”이라며 “다른 나라 은행들보다 훨씬 높은 단순자기자본(TCE)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개별은행 테스트 결과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 국내 은행들의 TCE 비율은 평균 6.2%로 미국의 씨티(1.5%) BoA(2.8%)나 유럽의 UBS(1.1%) 바클레이스(1.3%), 일본의 미즈호코퍼레이션(1.4%) 미쓰이스미토모(2.5%) 등보다 높다.

신 회장은 “피치 측에 선진국 주요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실시하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은 자체적인 자본 확충 여력이 100조3000억 원으로 충분한 만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12일 자사 홈페이지에서 내년 말까지 18개 한국 은행들의 자산이 대출자산 손실 등으로 42조 원 감소하고 TCE 비율도 4.0%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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