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업체 “통신차단 길어지면 큰 일”

  • 입력 2009년 3월 9일 17시 35분


북한이 9일 한미 연례 군사훈련 '키 리졸브'에 항의해 남북간 군 통신선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당장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필요한 인력과 물건을 보내거나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달 금강산 관광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아산도 북한측의 강경 대응에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실례로 패션잡화 전문업체 서도산업의 경우 개성공단 공장내 3명의 상주 인력 가운데 2명이 이날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까지 올라갔지만 아직 북한 땅을 밟지 못한 상태다.

지금까지 군 통신선을 통해 남북간 출경 명단 등을 서로 주고 받았으나, 현재 이 유일한 채널이 끊어져 통보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인력과 차량의 출입 승인 업무가 전면 마비된 상황이다.

서도산업 관계자는 "당장은 사람이 못 올라가는 정도지만, 만약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며 "관리 인력뿐만 아니라 원료를 올려 보낼 수도, 개성공단에서 완성된 제품을 국내 시장에 들여오지도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계를 생산하는 로만손측도 "인력 등의 왕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지난해 12·1 조치 이후 이런 긴급 사태를 가정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로만손 관계자는 "본사 쪽에 이미 2개월동안 판매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해둔 상태라 당장 영업에는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통신 차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상 경영이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또 입주업체들은 가뜩이나 세계적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가운데, 이번 통신 차단으로 남북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수주 등 영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이 안정적 공급을 의심하고 개성공단 업체들에 주문을 주지 않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재개 목표를 4월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당혹스럽다"면서도 "그래도 재개 작업은 흔들림없이 진행할 것이고, 이번 통신 차단이 전면적인 것인지도 좀 더 지켜봐야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통행 제한 조치 이후 개성 사업소 등의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현재 약 40명을 북측에 남겨둔 상태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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