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7년만에 1위 탈환할까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3분


■글로벌 위기 첫 반영 4분기 기업실적 발표 임박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실적

2000년후 첫 적자 가능성

정유 - 철강 성적표도 관심

《세계 금융위기의 타격이 반영된 지난해 4분기(10∼12월) 각 기업의 성적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의 실적이 나빠졌으리라 예상되지만 문제는 ‘얼마나 나빠졌느냐’에 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을 비롯해 기준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뀌는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기에 벌어질 업계 판도 변화를 미리 엿볼 기회다. 15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 삼성정밀화학 등은 이번 주에,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등은 다음 주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 세계 금융위기로 업계 판도 ‘흔들’

우선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분기별 실적발표를 한 2000년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라이벌인 LG전자가 동종업계에서 분기 영업이익 규모 1위를 기록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LG전자로서는 7년 만에 삼성전자를 분기 영업이익에서 앞설 기회다. 다만 LG전자 측이 당초 제시했던 영업이익 목표치 4500억∼5000억 원을 달성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기업설명회(IR)에서 발표할 올해 업황 전망과 판매 목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송종호 대우증권 IT하드웨어팀장은 “업체들이 수요와 가격이 회복되는 시점을 언제로 보는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건설업계에서는 준공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손실 처리(대손상각)를 얼마나 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손상각 규모에 따라 이익 규모가 상당 부분 좌우될 것”이라며 “매출 증가세는 유지할 것 같은데 이익이 얼마나 줄어들 것이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앞으로 구조조정 대상 업체를 선별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환율 등 영향은 얼마나

지난해 유가와 환율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탔던 정유업계의 경우 기업별로 성적이 크게 차이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동수 회장이 신년사에서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다”고 말한 GS칼텍스의 영업이익 적자폭이 얼마일지 주목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4분기 적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지난해 말 환율이 안정된 덕분에 우려했던 것만큼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정유업체들이 연말에 재고를 실사하면서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며 “SK에너지나 에쓰오일도 경상이익은 적자가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7∼9월)까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철강업계도 원-달러 환율 급등과 세계 경기 침체의 직격탄 피해가 얼마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장치산업이지만 조선업계는 예상만큼 실적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하향 추세라 이익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4분기 실적이 너무 나쁘게만 나오지 않으면 주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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