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中자본에 유린당한 날”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쌍용차 덕에 먹고 사는데…” 평택 주민들 충격

지역경제 20% 차지… 시장 “車 사달라” 호소문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한 9일 경기 평택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경기침체 때문에 쌍용차가 지난해 12월 17일 휴업을 실시할 때만 해도 “설마 문을 닫기야 하겠느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평택 시민들의 허탈감은 더욱 커 보였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직원 5100여 명과 경남 창원 엔진 공장 직원 600여 명 등 모두 71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쌍용차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도 250개에 이른다. 2차와 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1000여 개에 이른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간접효과를 감안하면 쌍용차가 평택 지역 경제의 2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공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정례(61·여) 씨는 “쌍용차 때문에 먹고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최악의 상황이 닥쳤다”며 “쌍용차가 문이라 도 닫게 되면 우리 같은 상인들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군기지 이전 연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자칫 지역경제가 일순간에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왔다. 이 때문에 평택시는 비상이 걸렸다. 송명호 시장은 평택지역 5인 이상 사업장 1380곳과 225개 사회단체 등 1605개 기업 및 단체에 이날 “쌍용차를 이용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쌍용차 평택공장 직원들은 충격을 넘어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쌍용차 평택공장은 정상조업을 하기는 했지만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 회사의 앞날을 걱정하는 직원이 많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쌍용차 노조 대의원 2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임시 전국대의원회의를 열고 향후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한 지부장은 “오늘은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을 철저히 유린한 날로서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면서 “향후 우리의 투쟁은 상하이차의 심장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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