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감산…협력사는 감원 후폭풍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위기의 車 관련업계 연쇄 파급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다양한 형태로 감산(減産)에 돌입하면서 자동차부품과 철강 등 관련 업계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자동차 생산량 감소로 일감이 줄어든 부품업체에서는 가동 중단과 감원(減員)이 현실화하고 철강업체들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납품업체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본격화

차량용 강판도 감산… 대체 판로 확보 비상

30일 현대자동차와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울산지역 현대차 1차 협력업체로서는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덕양산업은 11월 27일 사내(社內) 대자보를 통해 직원들에게 ‘12월 8일까지 전체 종업원을 대상으로 50명의 희망퇴직자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덕양산업 노조 측은 “회사가 노사간 합의 없이 사내 대자보를 통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통보해 당황스럽다”며 “희망퇴직자라고 말은 했지만 50명에 미치지 못하면 본격적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므로 노조는 다음 주부터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노조에 따르면 덕양산업은 사내 대자보를 통해 희망퇴직자의 연령을 △55세 이하 △56세 △57세로 나눠 모두 50명을 모집한 뒤 위로금을 각각 평소 임금의 △30개월분 △15개월분 △6개월분 지급할 계획이다.

자동차 운전석 계기반 등 운전석 모듈을 생산해 현대차에 납품하는 덕양산업의 종업원은 790여 명이다. 이 회사가 위치한 울산 북구 효문동 효문공단 내에는 한일이화, 세종공업 등 현대차 울산공장 1차 협력업체 20여 곳이 들어서 있다.

이에 앞서 11월 26일에는 GM대우자동차 협력회사인 태원물산이 12월 15일부터 인천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태원물산 측은 “GM대우차의 조업중단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재고 증가 때문에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내년 1월 5일부터 공장을 다시 돌릴 예정이지만 GM대우차 조업 재개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덕양산업이나 태원물산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의 여파가 협력업체들로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철강업체인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 업체들의 감산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에 대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냉연강판 공장을 수리하고, 신제품이나 품질개선 제품을 시범 생산하는 데 생산라인을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예전에는 주문량이 많아 생산라인을 100% 돌려야 했는데 요즘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생산라인을 수리하면서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동부제철도 4분기(10∼12월) 자동차용 냉연강판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10만 t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부제철 측은 “통상 냉연강판은 연간 270만 t 정도 만들고 있지만 수요처인 자동차 업체에서 찾는 물량이 줄어들어 생산량을 감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당장 냉연강판 감산에 나설 계획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해외 자동차 회사 등 대체 판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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