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스템 강화해야 수출 한국에 금상첨화”

  • 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4분


리처드 실러 美 뉴욕대 교수

리처드 실러(사진)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가 지나가면 미국의 영향력 약화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경제의 부상 등 세계 경제질서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금융사를 전공한 실러 교수는 “중국과 인도의 인구를 합치면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한다”며 “중국과 인도가 빈곤을 극복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실러 교수는 “중국 인도 등의 경제력이 커지면 그만큼 정치적인 영향력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영향력이 글로벌 경제를 위해 ‘파괴적인’ 방향이 아니라 ‘생산적인’ 방향으로 행사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같은 개방된 시장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이 가장 잘 만들어서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웃나라 또는 무역 파트너와 비교해 싼 비용으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드는 ‘비교우위’ 전략은 앞으로도 유효하다는 것.

그는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고속 성장을 계속한다면 한국은 가까운 나라에서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으므로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비교우위’ 전략에 맞춰 적절한 재정 통화 무역정책을 구사해야 하며 특히 금융시스템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구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가 언제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실러 교수는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바닥에 근접했다”며 “금융위기는 올해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에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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