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4차례 부도겪고 ‘좋은 프랜차이즈’ 결실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4분


‘조은프랜차이즈’ 김종현 사장

“다른 재주가 없으니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최근 10년 동안 컴퓨터 보안기 업체 등을 운영하다 4차례나 부도를 겪었던 퓨전요리 주점 ‘조은프랜차이즈’ 김종현(47·사진) 사장.

컴퓨터 주변기기 회사에서 영업을 했던 그는 1994년 직접 컴퓨터 보안기 회사를 차렸다. 한때는 연매출 80억 원으로 보안기 시장에서 국내 선두권을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부도가 났고, 이후 과자회사 등을 운영했다가 3차례나 더 부도를 맞았다.

빈털터리가 된 그는 2년 동안 길거리에서 모자 노점상 등 밑바닥 일로 새로운 경험을 쌓으면서 재기(再起) 의지를 다졌다.

김 사장은 “노점상 경험이 전혀 없어 처음엔 청소기 등을 팔았는데 20일 동안 장사해도 남은 게 1만 원에 불과해 모자를 팔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외식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한 맥주전문점 본사에 취직했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들에 대해 막강한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나온 것이다.

그는 “계속 그 업체에서 일하다간 나 자신이 너무 나쁜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사장은 자본금도 제대로 없었지만 정말 좋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사무실도 없이 그는 직원 2명과 함께 발로 뛰어다니면서 2005년 1월 1호점을 열었다.

지금은 가맹점이 80여 곳으로 늘었고 연매출이 5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7월에는 캐나다 밴쿠버에 직영점도 열었다.

농업고 졸업이 학력의 전부라고 밝힌 김 사장은 “재주가 뛰어난 사람도 열심히 뛰는 사람을 당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지론”이라며 “공정하면서 어려운 분들도 돕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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