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화려해야 뜬다 vs 차분해야 산다 패션업계

  • 입력 2008년 9월 27일 03시 00분


‘불황의 가을’ 상반된 대응

아모레퍼시픽의 보디케어 브랜드 ‘해피바스’는 스파 보디클렌저 제품을 성분에 따라 ‘블루’, ‘레드’, ‘그린’으로 차별화했다. 해양심층수 성분을 함유한 ‘블루 스파 에센셜 보디클렌저’와 과일 성분을 함유한 ‘레드 스파 바이털 보디클렌저’, 대나무와 녹차 성분의 ‘그린 스파 프레시 보디클렌저’ 등이다.

경기가 침체될수록 화려한 컬러 제품이 인기를 끈다는 속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화려한 컬러의 생활용품이 눈에 띈다.

○ 생활용품, 톡톡 튀는 화려한 컬러

주방용품이나 욕실용품, 식품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컬러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에 비해 패션업계는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차분한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생활용품 업계와 패션업계는 ‘전략’은 다르지만 ‘진단’은 같다. 경기 불황에 따른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최숙희 아모레퍼시픽 소비자 미용연구소 과장은 “경기가 좋지 않고 사회적 분위기가 우울할수록 소비자들은 화려한 제품으로 기분을 전환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는 편”이라며 “인상이 강한 컬러 제품은 색다른 경험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동시에 줄 수 있어 올가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샴푸 ‘려’도 이런 맥락에서 제품 용도에 따라 ‘데미지 케어(붉은색)’ ‘비듬 케어(푸른색)’ ‘집중 케어(노란색)’ 등으로 용기 색을 다양화했다.

대한펄프는 제품 패키지에 무지개 색을 입힌 ‘깨끗한 나라 레인보 티슈’를 판매하고 있다. 7가지 컬러 제품이 하나의 패키지로 묶였다.

파이렉스는 파스텔컬러를 입힌 원적외선 뚝배기 제품 ‘클래이팟’을 출시했고, 코멕스 산업의 ‘뉴 바이오킵스’도 포장에 다양한 색을 입혔다. ○ 가을 패션은 ‘차분한’ 복고로의 회귀

생활용품업계와 달리 패션업계는 차분한 스타일의 복고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풍요로운 시절로의 회귀를 강조한 복고 열풍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 등 주요 패션업체들은 올가을에 갈색, 검정, 남색 등 차분한 컬러 톤에 체크무늬 등 전통적인 디자인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 복고풍이 강세다.

코오롱패션 ‘쿠아’의 김은정 디자인 실장은 “올가을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는 단연 복고와 자연주의”라며 “국내에서는 경기가 둔화되고 사회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전반적으로 이런 세계적인 트렌드와 맞물려 차분한 컬러와 클래식한 체크 패턴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LG패션 닥스의 강이정 디자인실장은 “경기가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은 한 번 구매해서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을 찾기 마련”이라며 “이런 소비성향이 올 시즌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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