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유럽 IB - 美지방은행 인수 검토”

  • 입력 2008년 8월 30일 02시 53분


미국을 방문 중인 이팔성(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8일 “아시아 사업 비중이 높은 유럽계 투자은행(IB)과 미국 지방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해외 투자설명회(IR)에 나선 이 회장은 이날 뉴욕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금리로 은행 상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자본시장 통합법으로 증권사와의 경계가 엷어지는 등 은행 영업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투자증권과 규모가 비슷하고 아시아 사업비중이 높은 유럽계 IB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아시아에서 선도적인 IB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가가 많이 떨어진 미국의 지방은행 몇 곳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우리금융 주가가 크게 떨어져 매각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총 12조3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로서는 이자비용 등을 감안할 때 최소 주당 매각가격이 2만 원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 우리금융지주의 27일 종가는 1만4400원이었다.

지난해 5월 5%의 지분을 매각할 당시 주당 매각가격도 2만2750원이었던 만큼 너무 싸게 팔면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회장은 “현재까지 정부 지분 27%를 매각했고, 73%가 남았다”며 “이 중 지배주주 지분과 상관없는 23%는 주가 상황 등이 개선되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7%씩 블록세일(사전에 약정된 가격으로 한꺼번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배주주 요건을 충족시키는 ‘지분 50%+1주’에 대해서는 “금산분리 때문에 국내 산업자본에 넘기기도 어렵고 외국자본이 지배주주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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