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광고기업 주식 매도’ 선동…“사실상 주가조작 해당”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1분


메이저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을 협박하는 일부 세력의 횡포가 자신들의 요구를 듣지 않는 일부 기업의 주가(株價)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으로까지 나타나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일부 증권 전문 사이트 및 대형 포털사이트 등에는 광고 중단 협박에 응하지 않은 제약업계 S사, 식품업계 N사, 정보기술(IT) 중소기업 T사 등에 대해 “소비자 불매운동 등으로 주가가 반(半) 토막 날 것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글 중에는 심지어 “해당 주식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다 매도하자”며 “단순히 불매운동에만 머물지 않고 주식을 투매한다면 기업에 대한 최고의 압박이 될 것”이라고 선동하기도 한다.

또 “국민 여론으로 다음(포털)의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라. S사는 이러다가 주가가 반 토막 난다” “불매운동 확산, 주가 대폭락 예상, 빨리 탈출하시길”이라는 글도 있다.

이들 세력은 특정 기업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어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전망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방식으로 주주들의 불안감을 자극해 해당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런 ‘주가 떨어뜨리기’ 선동은 익명의 누리꾼을 가장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불법 조직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적지 않아 선의의 피해 기업과 주주가 양산될 우려도 있다.

증권거래법 188조 4항 1호에는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해 고의로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風說)을 유도하거나 위계(僞計)를 쓰는 행위’를 불공정 시세조종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이달 중순 광고주 협박의 진원지 격인 다음의 온라인 토론방 아고라에 “기업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이런 운동이 활성화되면 주식커뮤니티에서도 아마 난리가 날 것”이라는 글이 올라온 뒤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의 실제 주주들은 “사실상의 주가조작에 해당하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을 색출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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