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쑥쑥 ‘총알탄 광고맨’

  • 입력 2008년 6월 4일 03시 01분


LG생활건강은 3년 전부터 광고대행사 출신을 경력사원으로 뽑고 있다. 매년 한두 명씩 뽑아 지금은 마케팅 부서에 광고대행사 출신이 6명에 이른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자는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 소비재를 판매하는 기업은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선호한다”며 “광고업계 경력자들은 독창적이고 시장을 폭넓게 볼 줄 아는 안목이 뛰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광고대행사 직원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관공서나 공공기관 등에서도 광고대행사 출신 인력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이른바 ‘광고맨’들의 몸값에 불을 댕긴 곳은 SK마케팅앤컴퍼니, 엘베스트 등 신생 광고회사들이다.

예를 들어 SK마케팅앤컴퍼니에는 광고 제작 관련 실무자들이 40여 명 일하고 있는데, 이 중 30여 명을 실력이 검증된 경력사원으로 충원했다.

또 KT, 금호아시아나, GS홈쇼핑, 나이키, 아디다스 등도 최근 광고대행사 출신 경력사원을 선발했다.

서울시 홍보개발실은 올해 3월 광고대행사 출신 경력사원을 3명 뽑았다. 앞으로 2명 정도 더 충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홍보개발실에서 서울시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보전략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보고서를 프레젠테이션하는 경우가 많은데 광고대행사 출신들이 이 분야에서 단연 돋보인다”고 귀띔했다.

서울시 외에도 국가정보원, 여성부 등도 최근 광고대행사 출신 직원을 뽑아 홍보전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광고주 기업이 자사(自社) 광고를 찍는 광고대행사 직원이나 팀을 즉석에서 영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광고 제작 관련 업무를 외부 회사에 맡기기보다 자체 인력으로 안정적으로 해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광고업계 경력자들에 대한 수요가 늘자 기존 광고대행사들도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연봉을 올려주거나 복지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광고대행사에서 대기업 기획 분야로 옮긴 김모(32) 대리는 “광고를 만들며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기획력, 시장분석력, 창의력, 발표력 등을 기업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며 “광고 제작 관련 업무가 워낙 고되고 힘들다는 점 때문에 연봉 조건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다른 기업으로 옮기는 광고업계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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