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축된 직원들 氣를 살려라”

  • 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특별검사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다음 주 중 경영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인 삼성그룹이 한편으로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8일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 일부에서는 직원들의 이탈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해법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인 지난해 내내 곤욕을 치렀다. 봄에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실적 부진, 여름에는 수원 반도체공장 정전사고, 가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사태, 겨울에는 원유 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다. 해가 바뀐 올해도 특검 수사가 이어지면서 창립 70주년 행사마저 취소해야 했다.

삼성은 경영 정상화에 앞서 위축된 사내(社內) 분위기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 달 인사에서 중간 간부들의 승진 폭을 크게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원들에 대한 중장기 성과급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2004년까지 임원들에 대해 스톡옵션을 지급했지만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자 이를 폐지했다. 대신 2005년부터 3년에 한 번씩 중장기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가 이를 지급하는 첫 해다.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는 특별 보너스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모든 경영이 정상화되는 연말에는 지난해 추진하다 중단했던 사업구조 재편과 신(新)성장동력 확보,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쌓인 군살을 털어내고 ‘샌드위치 코리아’를 벗어날 발판을 만들려 했다”며 “특검 수사로 그 시기가 늦춰졌지만 당초 계획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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