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창업 통신]루마니아 여성용 란제리업체 졸리단

  • 입력 2008년 4월 17일 06시 42분


《“아무리 사양산업이라도 틈새는 있지요.” 루마니아의 여성용 란제리 전문업체인 졸리단사(社)는 1993년 창업 당시에만 해도 재봉틀 4개가 전부인 소규모 봉제 임가공업체였다. 루마니아의 봉제산업은 공산정권 때인 1970년대부터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산업으로 육성됐다. 주로 유럽연합(EU)이 설비와 원자재를 지원하고 루마니아는 단순 임가공만 담당하는 도급 형태였다.》

이 때문에 자체 기술력을 축적하지 못해 1990년대 말부터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더 싼 다른 동유럽 국가나 아시아 국가들에 밀려 사양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졸리단의 창업자인 칼리그 씨는 당시 다른 봉제업체들이 쳐다보지 않던 ‘여성용 란제리’ 시장을 파고들었다.

다른 많은 루마니아 의류·봉제업체들이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동안 졸리단은 자체 고유 브랜드를 정착시키고 품질을 고급화해 나갔다.

창업 15년 만에 졸리단은 루마니아와 유럽 전역에 113개의 매장을 두고, 이 중 48개 지점은 프랜차이즈로 운영할 만큼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 매출은 2006년 4000만 유로(약 624억 원)에서 지난해 6000만 유로(약 936억 원)로 급증했다.

15년 남짓 짧은 기간에 글로벌 의류업체로 성장한 비결은 뭘까. 이 회사의 마케팅과 홍보담당 매니저 올가 씨는 세 가지로 답변했다.

먼저, 의류시장 가운데서도 란제리에 특화해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브랜드 고급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마케팅 전략을 꼽았다.

또 루마니아가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되고 EU 가입을 계기로 내수시장이 커진 것도 성공 요인으로 들었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브랜드 인지도를 유럽 전역으로 넓힌 점도 주효했다.

그는 “국내에서 란제리 전문업체로 기반을 굳힌 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개최되는 주요 패션 전시회에 출품하기 시작했다”며 “전시회 수상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양산업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노려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졸리단은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에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양인천 KOTRA 부쿠레슈티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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