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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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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펀드’와 ‘진대제 펀드’가 한 기업을 둘러싸고 격돌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제조업체인 에스에프에이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가 지난달 31일부터 4차례에 걸쳐 에스에프에이 주식 50만8509주(5.58%)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고 7일 공시했다.
정보기술(IT)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의 대표이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이 회사가 운영하는 사모(私募)펀드는 ‘진대제 펀드’로 불린다.
한편 에스에프에이 최대 주주는 지분 6.4%를 보유한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LKCG펀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된 펀드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이 고문을 맡고 있어 ‘장하성 펀드’라 불린다.
진대제 펀드의 지분 확대에 대해 장하성 펀드 측(라자드코리아투자자문 동일권 대표)은 8일 “장하성 펀드가 에스에프에이 경영진을 감시하기 위해 감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하려고 하자 현 경영진이 이를 막기 위해 진대제 펀드 측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주주 동의 없이 경영권을 진대제 펀드로 넘기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하성 펀드 측은 이 회사 지분 2.25%를 갖고 있는 현재의 경영진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등 불투명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달에는 에스에프에이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대제 펀드의 관계자는 “에스에프에이의 주가가 저평가됐고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했다. 경영권을 넘겨받는 것은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에스에프에이는 1998년 삼성항공(현 삼성테크윈)에서 분리됐으며 지난해 매출 3068억 원에 44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매출에서 삼성그룹에 납품하는 비율이 60%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