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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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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 접속의 혜택을 나만 누릴 것이냐, 다른 사업자에도 제공할 것이냐는 인터넷, 통신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맞닥뜨리는 중요한 선택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원의 문을 열고 닫는 것으로 표현하는 셈이죠.
SK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 업체들의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은 전통적으로 ‘닫힌 정원’ 전략을 유지해 왔습니다. ‘네이트’ ‘매직엔’ 등 자사(自社)의 포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죠.
유선인터넷의 서비스를 그대로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 탓도 있죠. ‘내가 투자해 만든 통신망을 남들(동아닷컴이나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에게 무작정 열어주기 싫다’는 심정도 없지 않았습니다.
LG텔레콤이 새로 내놓은 무선인터넷 ‘오즈(OZ)’는 이와 다릅니다. ‘열린 정원’을 지향하는 서비스라고 합니다.
먼저 PC의 인터넷 화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게다가 첫 접속화면을 자사의 포털인 ‘이지 아이’ 대신 동아닷컴, 네이버, 구글 등의 사이트에 양보했습니다.
요금도 월 6000원으로 웬만한 웹 서핑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정원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셈이죠.
오즈를 체험해 봤습니다.
첫 화면에서 동아닷컴에 접속하니 실제 PC에서 볼 수 있는 화면이 그대로 떴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의 한계로 사이트 전체를 한 번에 보기는 어렵습니다. 글자가 너무 작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12.1인치 노트북PC의 화면을 기준으로 할 때, 휴대전화 화면으로 이 중 절반 정도는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각 페이지를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합니다. 1분 20초짜리 동영상을 여는 데도 8∼10초 정도 걸렸습니다.
금융 결제나 일부 동영상 등의 서비스는 안 된다고 하지만 뉴스, 카페, 동영상 보기에는 큰 불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PC 위주로 설계된 인터넷 사이트가 휴대전화 화면에 잘 맞지 않기 때문에 화면 크기를 그때그때 조절해야 하는 점은 불편했습니다.
일단 정원의 문은 열렸습니다. 아직은 걸림돌이 많지만 닫힌 정원이 ‘정원’에 머무는 동안 열린 정원은 ‘광장(廣場)’으로 커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