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금융지주회사 될 수 있다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금융위, 내년부터 제조업 자회사 허용 추진

삼성-동부그룹 등 ‘보험 지주회사’ 길 열려

이르면 내년부터 산업 대기업이 금융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지주회사로 하고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을 자회사로 두는 ‘삼성금융지주회사’(가칭)로 변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은행을 제외한 보험 증권 등 비(非)은행 지주회사의 요건 완화,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를 제한하는 금산 분리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업무 보고를 했다.

금융위 측은 “올해 안에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보험사나 증권사 중심의 비은행 지주회사가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두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동부 등 보험사가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 온 그룹들은 지금까지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둘 수 없어 지주회사 전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비은행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완화는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갖추도록 돕는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업무보고를 듣고 “비은행 지주회사 설립 건은 특정 대기업과 관련 있다는 오해를 지나치게 의식해서 (추진)하지 못하면 한계에 묶여 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현재 4%에서 10% 선으로 올리는 등의 금산 분리 완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