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위 알짜 매물 나왔다” 포스코 - 두산 - GS 등 군침

  • 입력 2008년 3월 27일 03시 01분


산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격 착수

5조원 넘는 초대형 M&A

현대重-동국제강도 관심

외국기업 참여는 힘들듯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 매물이자 조선업계 세계 3위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본격화된다.

산업은행은 26일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주식 31.3%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 주간사회사 선정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김영기 산은 이사는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실적이 지난해 이후 개선돼 매각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지분 19.1%도 함께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8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서 연말까지 매각을 끝낼 예정이다.

○ 사모펀드에 팔지는 않을 듯

1978년 설립된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 11개 계열사와 함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산은은 “영업실적이 부진하고 주가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매각할 수 없다”며 매각을 미뤄 왔다.

하지만 산은 민영화가 새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데다 20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몸집이 가벼워야 민영화에 유리하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중) 비금융회사가 일차적인 지분 매각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매각이 급진전됐다.

김 이사도 이날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산은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확정되는 만큼 추후 산은 민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졸업 당시 약 1조 원이던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조선업 호황을 맞아 영업실적이 개선돼 26일 종가 기준 약 7조 원으로 늘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산은과 캠코의 지분(50.4%) 매각가격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은 인수 주체에 대해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경영주체’라는 단서를 달았다. 사모펀드에는 팔지 않겠다는 뜻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잠수함이나 군함을 생산하는 방위산업부분을 쪼개서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외국계 회사가 인수전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군침 흘리는 5개사

현재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는 포스코, 두산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 동국제강 등 5개사다.

포스코는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인수 의사를 내비치는 등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이구택 회장은 1월 10일 열린 포스코 CEO포럼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여전히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인도와 베트남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와 동시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에는 자금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를 잇달아 인수해 ‘국내 M&A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두산그룹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두산그룹은 계열사인 두산엔진이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용 엔진을 공급하고 있어 인수에 성공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GS그룹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진 중인 현대오일뱅크 인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도 “철강업계 차원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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