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증시 앞으로 5년 어떻게 될까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1분


취임일 주가 상승세로 ‘장밋빛 출발’

‘해외변수 파워’ 강해져 낙관은 일러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5일,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과거 13∼1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증시가 모두 2∼4%가량 하락했다. 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식은 일요일(1988년 2월 25일)에 열려 증시가 휴장했지만 다음 날인 26일 코스피지수가 3.3%나 내렸다.

14대 김영삼 대통령(―2.56%)을 비롯해 15대 김대중 대통령(―4.53%)과 16대 노무현 대통령(―3.90%) 모두 취임일에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증시가 오르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이 앞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새 정부 출범 효과’ 기대감 커져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증시가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의 주가 반등을 계기로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새 정부 출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일자리 창출과 고성장을 강조하는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폭이 작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유망 업종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은 새 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산업 트렌드로 △한국의 블루오션 산업 육성 △인재 대국을 꿈꾸는 교육 △세계화에 충실한 에너지·환경 정책 △내수 진작을 위한 한반도 리모델링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에 따라 바이오, 제약, 교육, 에너지, 해외자연 개발, 건설 등의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새 정부는 기업 및 시장 친화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국내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새 정부 출범으로 이번 주 증시는 일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한 테마주와 정보기술(IT)주, 증권주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 팀장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워낙 혼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좀 더 파악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국내 정책 증시 영향력엔 한계

최근 5년간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다 해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져 정부 정책이 단기간에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5년간 증시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커졌으며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건실하고 투명해져 증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거의 사라졌다”며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 경제 및 증시가 한국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내부 정책이 증시에 영향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의 개별 정책이 증시에 국지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공부문의 개혁은 민간부문보다 느슨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새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운하 공약 역시 증시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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