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주한 외국기업인들의 쓴소리

  • 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3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주한 외국기업단체 신년 인사회에 참석합니다. 차기 정부의 기업정책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투자 확대를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모임을 앞두고 동아일보는 주한 외국기업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이 당선인에게 어떤 내용을 건의할지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3대 주한 외국기업단체 대표를 차례로 인터뷰해 보도했습니다.》

인터뷰 대상은 △태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 △한스 베른하르트 메어포르트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회장 대행 △이요베 쓰네오(伊與部恒雄) 서울저팬클럽(SJC) 이사장이었습니다.

▶본보 10일자 B1면, 11일자 B2면, 14일자 B2면 참조

▶“투자유치 원한다면 예측 가능한 정책 펴라”

▶“한국, 금융허브 되려면 윔블던처럼 톱 플레이어 불러야”

▶“노동유연성 日보다도 경직 외국기업 한국에 투자 꺼려”

이들은 평소 느꼈던 한국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특히 경직된 고용시장과 전투적인 노조 파업 문화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습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규제는 물론이고 정부 정책의 예측 불투명성, 부처 간 정책 혼선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둘러싼 논란 등에서 드러나는 ‘한국인의 폐쇄성’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거론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한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오버비 대표는 “반만년 역사 동안 900번이 넘는 외국의 침략, 일제 강점, 외환위기 등 어떤 시련도 한국을 무너뜨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요베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당선인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얘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주한 외국기업인들도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만큼 모두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경청할 대목이 적지 않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최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투자는 심리라지만 기업은 수익률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습니다. 수익률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방법이 규제 완화이고, 이를 얼마나 빨리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 차기정부의 경제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배극인 기자 산업부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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