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원들을 안아 주니 ‘은행 사랑’ 돌아오네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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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경쟁력의 핵심인 우수 인재를 지키기 위해 직원들을 융숭하게 대접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금융권의 인력이동이 활발해지자 핵심 인재를 경쟁 은행에 뺏기지 않으려는 시도다.

상당수 시중은행은 미혼 직원들에게 맞선 기회를 제공하고 신입 행원들의 부모를 호텔로 초청해 감사 행사를 여는가 하면 직원 배우자의 생일 때는 꽃과 와인을 집으로 배달하기도 한다.

○미혼 직원 중매, 신입 행원 부모 감사 행사

하나은행은 최근 미혼 남녀 직원을 상대로 ‘금강산 미팅’이란 이색 행사를 열었다. 30세 이상 남자 직원, 27세 이상 여자 직원 100명을 초청해 금강산에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온 것.

하나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업무에 쫓겨 결혼 적령기를 놓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2004년부터 결혼정보업체 선우와 제휴해 미혼 직원의 맞선을 주선하는 ‘두리하나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이 서비스를 통해 16명이 결혼했다.

신한은행은 20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달 채용한 신입 행원 369명과 이들의 부모를 초청해 ‘위드 신한 콘퍼런스’란 축하 행사를 열었다. 은행의 복리후생 및 인재육성 제도에 대한 소개와 함께 ‘부모님 환영 이벤트’와 선배들의 축하 공연 등이 펼쳐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달 합격 발표가 났지만 신입 직원 연수는 다음 달 중순에나 시작된다”며 “어렵게 뽑은 우수 인재를 그때까지 지키기 위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19일부터 23일까지 해외점포의 외국인 직원 28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고궁과 민속촌 등 한국문화체험을 실시한다.

○‘일과 가정의 균형’ 권장

대다수 은행은 직원들에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매월 첫째와 셋째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정하고 오후 6시 반 퇴근을 권장하고 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직원 자녀 대상의 영어캠프를 열고, 배우자 생일 때는 은행장 명의의 생일카드와 함께 와인 케이크 꽃 등 선물을 집으로 배달해 준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좋은 직장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 축구교실 △딸기농장 체험 △숯가마 체험 △가을 알밤 줍기 소풍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SC제일은행은 매주 금요일을 ‘캐주얼 데이’로 정해 직원들이 청바지 등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하게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불임 직원의 임신을 돕기 위해 ‘불임치료 휴직제’도 시행하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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