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건설업계 도우미만 호황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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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피하려 밀어내기 분양 하다 보니…

건설업체들이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한꺼번에 분양에 나서면서 모델하우스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A사는 모델하우스를 열지도 못하고 청약을 시작했다. 모델하우스 사전 품평회에서 마감재를 뜯어고치기로 했지만 인테리어 업체가 자재 납품 지연 등을 이유로 제때 공사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울산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인 B사도 모델하우스 내 안방의 아트월 인테리어를 수정하려고 했지만 공사 업체가 다른 현장에 투입되는 바람에 날짜를 맞출 수 없어 이번 주 모델하우스 개장을 단념했다.

모델하우스의 꽃으로 불리는 도우미나 분양 상담사, 텔레마케팅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 오산시에서 분양을 시작한 C사는 도우미 17명을 한꺼번에 구하지 못해 4차례에 걸쳐 겨우 모집을 끝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양 인력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모델하우스 도우미는 올해 초만 해도 하루 일당이 11만∼12만 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12만∼13만 원 선으로 1만∼2만 원가량 올랐다. 텔레마케팅 인력의 일당도 연초 6만∼8만 원에서 최근 8만∼10만 원으로 뛰었다.

S분양대행사 사장은 “예전에는 분양 때마다 최정예 멤버로 분양팀을 꾸렸지만 현재는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도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이 모두 소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봄 이후에는 일거리가 없어 정반대 현상이 빚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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