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우증권 안팔고 IB 전문사로 키운다

  • 입력 2007년 7월 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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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매각하는 대신 산은의 투자은행(IB) 업무를 대우증권에 넘겨 선도적인 IB 회사로 키우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민영화도 중소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뒤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재 산은의 업무 가운데 △우량 회사채 인수 △인수합병(M&A) 사모투자펀드(PEF) △주식파생상품 등 상업성이 강한 IB 업무가 대우증권으로 단계적으로 이관된다. 산은의 국제적 네트워크와 IB업무 노하우를 활용해 대우증권을 선도 IB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단기 수도권 담보대출 등 민간 금융회사와 경쟁하며 마찰을 일으킨 산은의 업무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2009년 이전까지 축소되거나 자회사로 이관하기로 했다.

다만 비우량 회사채 인수, 기업구조조정 관련 M&A 자문 등 정책금융과 밀접한 업무는 산은에 그대로 남는다.

대우증권의 매각 여부는 2009년 자통법 시행 이후 4, 5년 후에 계획을 세우기로 해 2013년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의 민영화는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한 뒤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당분간 혁신형 중소기업이나 지방기업 지원 등을 위한 정책금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정부출자 확대와 대외경제개발협력기금(EDCF) 확충을 통해 수출입은행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국책은행별 역할 재정립 방안과 관련된 세부 추진 일정을 다음 달에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산은 등 국책은행 등은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대우증권도 “선도 IB로 성장하겠다”며 반겼다.

하지만 민간 금융회사들은 “민간 금융회사의 업무영역을 침범해 온 산은 등을 고스란히 남겨둔 채 IB마저 정부 주도로 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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