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영]세계속의 ‘주거 한국’ 신천지 열다

《2000년 이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국내 중견 주택업체들이 현지에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면서 한국 주거문화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국내 주택업체들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 토종 자본과 기술로 세계시장에 도전

대주건설은 뉴질랜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3년 뉴질랜드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잇달아 선보여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첫 작품은 뉴질랜드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의 빅토피아지구에 13층, 203채 규모로 지은 주상복합아파트.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등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고 지난해 3월 입주가 끝났다.

중동에서 비즈니스 및 관광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진출하는 건설업체도 늘고 있다. 현재 두바이는 오일달러를 기반으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최대의 개발현장으로 변모했다.

반도건설은 두바이 비즈니스베이 지역에 지하 2층, 지상 57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유보라 타워’를 짓고 있다.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국산 모바일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최고급 국산 전자제품을 이 아파트에 설치해 ‘유비쿼터스 빌딩’을 구현한다는 계획.

현진그룹도 두바이의 비즈니스베이와 중국 상하이 근처의 쿤산, 베트남의 최대 도시인 호찌민에 올해 주상복합아파트 3200여 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34층 규모인 두바이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올해 3, 4월경, 쿤산과 호찌민은 올해 하반기에 분양된다.

현진그룹은 해외 주택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2005년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현재 두바이와 중국 일본 베트남 카자흐스탄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 1월에는 대우건설 해외영업 총괄이사를 지낸 장기형 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우림건설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총사업 규모가 2조5000억 원인 복합단지 ‘우림애플타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8만1600평의 대지에 아파트 3500채와 호텔, 사무실 등이 들어설 예정.

우림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알마티 국가건설관리국으로부터 인허가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건축허가 승인을 받았다. 인허가 절차가 총 11단계에 이를 정도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카자흐스탄에서 모든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돼 사업 일정이 당겨지는 효과가 있다고 우림건설 측은 설명했다.

우림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쿤산에서 짓고 있는 아파트를 올해 3월 230채 분양한 뒤 올해 안으로 300채를 추가로 분양할 예정이다.

월드건설은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시장에 진출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 주상복합아파트 1000채를 공급하기 위해 현재 땅을 사들이고 있으며 미 캘리포니아 지역에 타운하우스 1000채를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괌에서는 타운하우스와 골프장, 단독주택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월드건설은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해외사업팀을 해외사업본부로 승격시켰다. 직원도 5명에서 20명으로 늘렸다.

○투자개발형 사업 활기

국내에서 건설업체들은 주로 도급공사를 한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자기 자본으로 직접 땅을 사서 주택을 짓고 분양까지 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급공사에 비해 위험은 크지만 일단 사업이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사업 영역도 중동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넘어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카자흐스탄 등 북미와 남반구, 중앙아시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다지 속에 함정 있다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땅을 매입해 집을 짓고 분양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은 분양이 잘 되지 않는 등 중간에 사업이 꼬이면 투자한 돈을 고스란히 날릴 위험이 있다.

한 예로 A건설사는 2004년 미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콘도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다 철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선양에서 합자법인에 투자했다 철수하면서 100억 원가량의 초기 투자비를 잃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의 법규나 특성, 주택문화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업의 위험도와 이익률 등을 면밀히 따져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국내 주요 중견 주택업체들의 해외진출 현황
건설사	국가 및 도시	종류	공급량(채)	진척도
대주건설	뉴질랜드 오클랜드	주상복합아파트	203	2006년 3월 입주
반도건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	217	공사 중
현진그룹	중국 쿤산, 베트남 호찌민	〃	3200	올해 분양 예정
우림건설	카자흐스탄 알마티	복합단지	3500	올해 4월 분양 시작
월드건설	미국 캘리포니아	타운하우스	1000	사업 준비 중
자료: 각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