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주미대사 “美의원들, 한국 WTO제소 결의안 움직임”

  • 입력 2007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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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코트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 전체회의에서 한국 측 김종훈 수석대표(오른쪽)와 미국 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11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코트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 전체회의에서 한국 측 김종훈 수석대표(오른쪽)와 미국 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미 FTA 7차협상 어제 시작… 쇠고기문제 최대 난제

“미국 의원들 사이에는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포함된 결의안을 제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태식 주미 대사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7차 협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산 쇠고기 검역 문제에 대한 미 의회의 강경한 기류를 전하며 협상 전망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막판까지 한미 FTA 협상 타결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쇠고기 검역 문제가 최대 걸림돌

이 대사는 “대표적인 친한파(親韓派) 의원인 벤 넬슨(민주당) 미국 상원의원마저 쇠고기 뼛조각 문제로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검역 결과 나오는 뼛조각 수의 상한선을 정해 기준을 초과하는 때에만 반송하는 식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해 1월,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수입 쇠고기에서 세 차례 뼛조각이 검출되자 사실상 수입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지난해 10월 국제수역기구(OIE)에 광우병 청정국가 심사를 신청한 상태로 올 5월 청정국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OIE 판정은 권고사항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영향력과 구속력이 있어 미국은 청정국가로 선정되면 뼈 있는 쇠고기 수입까지 한국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 나머지 핵심쟁점도 ‘산 넘어 산’

미국의 반덤핑 조치 등 무역구제 분야 양보 수준에 맞춰 한국도 자동차 세제(稅制) 및 의약품 제도 개선을 연계 처리하겠다는 ‘빅딜’ 방안도 현재로서는 성사가 불투명하다.

미국이 무역구제 분야에서 ‘법률 개정은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이 무역구제 분야를 양보하면 현행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가 미국에 불리하다는 주장을 일부 수용해 자동차세율 구간을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특별소비세율 구간은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신약(新藥) 특허 심사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그 기간만큼 미국산 의약품의 특허 보호기간을 늘려주는 방안도 ‘거래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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