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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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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역노조에 대리점 직원 채용 및 위치 이전에 대한 승인권한을 준 것으로 밝혀져 최근 현대차 노조의 파업사태로 불거진 비난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현대차가 이처럼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2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같은 액수는 공정거래법상 같은 혐의의 과징금으로는 2005년 말 마이크로소프트(MS)에 부과된 330억 원에 이어 가장 큰 것이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조만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노조 허락 없인 직원도 못 뽑아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04년 1월부터 최근까지 대리점이 위치를 옮길 때 해당 구역 내 현대차 지역노조와 협의하도록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노조는 대리점과 경쟁하는 직영점 소속이기 때문에 대리점이 판매에 유리한 곳으로 옮기려 하면 대부분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렇게 해서 대리점 이전이 무산된 것은 지금까지 30여 건에 이른다.
현대차 지역노조는 대리점이 직원을 채용할 때도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해 결과적으로 직원 채용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은 직원을 채용할 때 반드시 본사에 등록해야 하는데 지역노조가 대리점과 현대차 측에 채용을 제한하라고 요구해 왔다는 것이다. 노조의 눈을 피해 미등록 직원을 채용한 대리점은 지금까지 본사로부터 지원금 삭감, 재계약 거부 등 463건의 제재를 받았다.
2005년 말 현재 현대차 직영점 수는 435개로 대리점(426개)보다 많고, 지역노조원 수는 5000여 명이다.
현대차는 또 직영점과는 달리 대리점에 판매목표를 과다 할당하고 성과가 부진하면 경고장 발송, 계약 연장 거부 등의 조치를 취해 왔다.
김원준 공정위 시장감시본부장은 “2005년 전국 현대차 대리점 중 83.3%인 355곳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판매 목표가 과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구조에서 대리점은 판매목표 마감을 앞두고 ‘선출고(타인 명의로 임시로 자동차를 출고한 뒤 나중에 파는 행위)’ 방식으로 판매량을 억지로 맞추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조근 현대차 상무는 “노조의 한 축인 지역노조와 대리점 간의 싸움에서 현대차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것”이라며 “공정위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 제기 여부 등을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1998년 현대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중소형 승용차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중소형차 값을 올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베르나는 단위배기량(1cc)당 가격이 1997년 3880원에서 2006년 6150원으로 올랐지만 같은 기간 대형 차종인 그랜저는 cc당 가격이 1만420원에서 9740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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