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사라진 송년회 이벤트에 취한다

  • 입력 2006년 12월 15일 02시 58분


‘술로 찌든 송년회는 이젠 옛말?’

기업들의 송년회가 이웃 돕기를 겸한 바자회에서부터 직원들의 건강을 챙겨 주는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또 술은 멀리하고 국악과 재즈, 영화 등과 같은 예술 공연 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 사랑

송년회 대신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기업도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불우 이웃을 위한 사내 바자회’로 송년회를 대신하기로 했다. 직원이 기증한 물품만 3000여 점으로 수익금 전액을 불우 이웃 돕기에 활용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전국 주유소 소장, 그 배우자들과 함께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담근 김치 1200kg을 충북 음성 꽃동네에 전달하기로 했다.

석유화학회사 삼성토탈은 7일 임직원들이 직접 구운 빵을 이 회사 대산공장 인근 독거노인에게 전달했다.

○ 격려

임원들이 직원을 격려하는 것으로 송년 모임을 대신하는 곳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직원들은 29일 직원식당에서 이석구 대표와 송병호 마케팅실장 등 팀장 이상 간부들의 서빙을 받으며 특식을 즐기기로 했다.

미국산 보톡스를 수입하는 한국엘러간은 전 임직원이 20일 보톡스 주사와 피부 관리를 받는 ‘미용 송년회’를 갖기로 했다. 업무 스트레스로 늘어난 주름살을 회사가 펴 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랜드그룹은 25∼30일까지 사업부문별로 ‘김밥 송년회’를 갖는다. 창업 초기 일이 너무 바빠 맨밥에 김을 싸먹던 때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김밥을 먹으며 한 해를 돌아보는 이벤트를 하기로 한 것이다.

○ 문화

예술 공연을 감상하는 일은 이제 새로운 유행이 됐다.

한국야쿠르트는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 대강당에서 250여 명의 본사 임직원이 함께 ‘우리 사계(四季), 우리 소리’라는 국악 공연을 보기로 했다.

샘표는 29일 경기 이천공장으로 임직원들이 모두 내려가 젊은 남녀 직원이 짝을 지어 사회를 보고 유명 영화제를 패러디한 영상물을 상영하는 ‘송년 영화제’를 연다.

동원F&B도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사내 연주회를 열기로 하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직원을 뽑고 유명 성악가도 초청할 계획이다.

인터넷업계에서는 ‘동영상 송년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1일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을 빌려 ‘나도 스타’라는 주제로 송년회를 갖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2일 서울 aT센터에서 제주와 서울 직원들이 함께하는 실시간 화상 송년회를 연다.

이석제 한국야쿠르트 총무팀 부장은 “차분하게 자신을 되돌아보고 뜻 깊은 일을 하는 게 요즘 연말 모임의 경향”이라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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