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떨어지나

  • 입력 2006년 12월 6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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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연속 미끄러지며 9년여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진입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23일 이후 근 2주만에 다시 100엔당 800원선 아래로 하락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7.90원 급락한 916.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간 14.40원 급락하며 지난 97년 10월22일 915.10원 이후 9년1개월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떨어졌다.

전날대비 하락폭은 지난 6월30일 11.70원 이후 5개월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80원 떨어진 920.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기업들이 매물을 내놓자 919원선으로 떨어진 뒤 저가인식 매수세 유입으로 922.00원으로 올랐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921원선에서 등락한 뒤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손절성 매도가 쏟아지자 916.40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거래를 끝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약세와 매물 폭주 영향으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투자자금의 미국 이탈 우려 등으로 엔화에 대해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920원 아래에서는 수입업체의 결제용 달러 수요가 유입되기도 했으나 역외세력과 수출업체의 매도세를 당해내지는 못했다.

4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칼 아이칸의 KT&G 지분 매각대금이 달러화 수요로 유입되지 않은 데 따른 실망성 매물도 많았다.

외환당국이 장막판까지 시장개입에 적극 나서지 않은 점도 손절매도가 증가하는원인이 됐다.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달러화 약세 여파로 환율이 급락했다"며 "칼 아이칸의자금 유입 가능성을 믿고 미리 매수에 나섰던 은행들이 대규모 손절매도한 점도 낙폭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자 당국이 적극 방어에 나서지 않은 것 같다"며 "900원대 유지도 위태롭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9.80원을, 엔.달러 환율은 114.59엔을 기록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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