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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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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직항 노선이 없어 비행기를 2, 3번 갈아타야 하고 공항에 내려서도 차로 눈길을 1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
한국의 반(反)FTA 원정 시위대에게도 무척 긴 여정이었다.
시위대는 협상 첫날인 4일(현지 시간) 오전 9시 반, 협상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참가 인원은 20여 명. 한국에서 10여 명이 건너왔고, 미국에서 반FTA단체 회원들이 합류했다. 9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렸던 3차 협상 때와 비교가 안 되는 규모다. 당시에는 한국에서 60여 명, 현지에서 수백 명이 동참했다.
원정시위대의 규모가 줄어든 데는 비용 문제도 있다. 비행기를 여러 번 타야 하는 데다 워낙 유명한 리조트라 숙박료가 특급호텔 수준이라 많이 오려야 올 수가 없었다는 해석이다.
먼 길을 온 시위대를 기다리는 건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지는 강추위. 시애틀에서 시위대는 세 걸음을 걷고 한 번 절하는 ‘3보1배(三步一拜)’로 현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곳은 바닥이 전부 눈으로 덮여 있는 데다 워낙 추워 ‘중무장’을 해도 한기가 스며든다.
협상장이 시내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시위를 해도 큰 효과가 없었다. 본격적인 겨울휴가 시즌 전이라 관광객조차 드물었다. 이날 오전 시위도 취재진과 현지 경찰, 호텔 관계자들만 지켜봤다.
특히 이곳 몬태나 주는 농업과 축산업이 주요 산업이라 한미 FTA를 통해 얻을 게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도 시애틀 시위 때와 달리 원정 시위대의 힘을 빼는 요인이다.
빅스카이=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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