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영상기술 의료에도 적용, 오락 넘어선 ‘미래 예언자’”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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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보다 작은 칩게임기 콘솔 위에 올려 놓은 IBM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칩). 게임기에 들어가는 이 칩은 자동차 엔진 같은 구실을 한다. 사진 제공 IBM
손톱보다 작은 칩
게임기 콘솔 위에 올려 놓은 IBM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칩). 게임기에 들어가는 이 칩은 자동차 엔진 같은 구실을 한다. 사진 제공 IBM
28일 미국 뉴욕 시에서 북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뉴욕 주 피시킬. 이곳에 자리잡은 IBM의 300mm 웨이퍼(전자회로가 집적된 실리콘 판) 공장은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사무실 빌딩 같았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PS3)와 닌텐도 위(Wii)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칩)는 모두 여기에서 만들어요.”

마이크 넬슨 IBM 게임 및 컴퓨터 미래 담당국장은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게임기의 ‘엔진공장’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24시간 돌아가는 이 공장은 뉴욕 주에서는 가장 비싸 30억 달러(약 2조8500억 원)짜리로 평가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로봇 등 기계가 600여 가지 전 공정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사람의 손은 전혀 거치지 않는다.

IBM이 생산한 칩이 없다면 소니와 닌텐도의 최신 게임기가 작동할 수 없다. 게임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피시킬 공장은 IBM 공장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IBM 관계자들은 취재진에 “이제 게임은 더는 엔터테인먼트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로빈 윌너 부사장은 “1970년대 본격 시작된 우주개발이 과학 발전에 새로운 획을 그었듯이, 이제 게임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게임의 영상 재현 기술은 의료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게임에서 개발된 기술이 군사용으로도 쓰인다. IBM도 이에 맞춰 영상처리 컴퓨터용 칩, 국방사업용 칩, 복합 시뮬레이션용 칩과 같이 다양한 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고 있다.

IBM이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게임을 통한 교육. “게임에 빠지면 학업을 소홀히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앞으로 게임을 제대로 하면 공부를 더욱 잘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단지 의욕에 그치지 않는다. IBM은 게임방식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여름방학마다 학습을 겸한 게임캠프를 열고 있다.

게임과는 별도로 전 세계에서 8만여 명에 이르는 IBM 직원들이 수학 및 과학을 가르치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IBM은 교사로 전직하기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1인당 1만5000달러의 지원금까지 준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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