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파이낸셜타임스 "MS에 맞설 다윗, 서울에 있다"

  • 입력 2006년 9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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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파이낸셜타임스
사진 제공 파이낸셜타임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계 지배에 도전하는 소프트웨어 혁명이 서울 남부의 한 빌딩에서 일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1개 면 거의 대부분을 할애해 한국의 벤처회사 이노티브와 이 회사 사장인 지미 김(김호민·35·사진) 씨를 소개했다. 기사 제목은 ‘미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일으켰다’.

이노티브는 IPQ란 독자적인 멀티미디어 파일 형식을 만들어 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IPQ 기술로 만든 문서에는 사진, 비디오, 음악 등 모든 종류의 미디어 파일을 자유롭게 끼워 넣을 수 있다. 또한 같은 파일을 PC와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전화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서 꺼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여러 가지 형식의 미디어를 파일 하나에 넣어서 보여 줄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 국내외 유명 신문과 방송사들이 이미 이 기술을 도입했다. 2004년 미 대선 때에는 CBS방송에서 개표 중계에 IPQ 기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문이 이노티브를 ‘MS의 도전자’로 표현한 것은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이 구현하지 못하는 고난도 기술을 이 회사가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일찍이 벤처 사업에 뛰어든 청년 사업가. 미국에서 태어난 김 사장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부모를 따라 9세 때 한국에 왔다.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 그는 미 시카고 노스웨스트대를 졸업한 직후인 2000년 5월 한국에서 벤처회사를 차렸다.

케이블TV용 주문형 비디오(VOD)를 만드는 벤처회사로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만 김 사장 역시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벤처회사에 대한 몰이해. “실리콘밸리에서는 ‘꿈을 가져오라. 그러면 돈을 주겠다(Give me your dream and I'll give you my money)’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집을 (담보로) 가져오면 돈을 빌려주겠다(Give me your house and I'll give you my money)’라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겪은 어려움의 실체를 이렇게 표현했다.

김 사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벤처회사는 대기업이 못하는 틈새시장을 잘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에서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잘나가도 MP3 플레이어 관련 회사들은 고전하는 이유도 틈새시장을 공략했느냐 못했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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