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만 쳐다보고 있기 불안” 구직대열 합류한 아줌마들

  • 입력 2006년 9월 16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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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10시경 인천 지하철 1호선 동춘역. 평소라면 출근 시간이 막 끝나 한산할 때지만 이날은 온통 ‘아줌마’들로 북적였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와 취업전문업체 잡코리아 주관으로 이날 열린 ‘여성 취업 페스티벌’ 개최 장소인 인천 중소기업제품종합전시장이 바로 이 지하철역 근처이기 때문이다.

행사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접수처는 개장 30분 전부터 구직 여성들로 붐볐다. 여성경제인협회 인천여성취업센터 김태경 사무국장은 “인터넷으로 면접 신청을 한 여성 구직자는 20, 30대가 많지만 현장에서 직접 접수시킨 구직자는 30대부터 50대까지가 많다”고 귀띔했다.

○ “일은 하고 싶은데 기술도 없고….”

행사장에서 만난 주부 신모(41) 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 수입이 요즘 들어 부쩍 줄었다”고 말했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9년 전 아이를 키우기 위해 퇴직한 뒤 줄곧 전업주부로 집에 있었다는 그는 “뭐라도 해볼 일이 있을까 싶어 막연하게 찾아왔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주부들의 고민은 취직은 하고 싶은데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데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려움은 더 커진다.

김모(51) 씨는 “40대 초반까지는 백화점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나이 때문에 일을 그만둔 이후로는 새 일을 찾지 못했다”며 “기술이 없으니 단순한 일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주부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이어진 곳은 간병인이나 판매직처럼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사람을 뽑는 회사 부스였다.

○ 경기 회복 없으면 백약이 무효

여섯 살짜리 딸을 둔 주부 박모(40) 씨는 이날 여성경제인협회가 행사장에 마련한 여성취업센터 상담소를 찾았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해 학원 강사나 학습지 교사 등으로 일하던 그는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박 씨는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해도 어린 딸이 마음에 걸린다”며 “전공과 상관없는 ‘파트타임’ 업무라도 육아와 일을 병행했으면 좋겠는데 적당한 일이 없다”고 털어놨다.

취업 전문가들은 주부들이 재취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직업 훈련을 받고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부쩍 많아진 각종 취업박람회와 각 지역 고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주부취업특강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일자리 창출만한 해법은 없다.

취업전문업체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경제적인 이유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일자리가 생겨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경기가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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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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