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7만원 국산차 타느니 2660만원 외제차 탄다?

  • 입력 2006년 8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어, 국산차 왜 이렇게 비싸. 차라리 수입차를 살까.’

현대자동차 2001년형 뉴EF쏘나타를 6년째 타고 있던 김재훈(38·회사원) 씨는 차를 바꾸기 위해 2007년형 쏘나타의 가격표를 받아 보고 깜짝 놀랐다.

뉴EF쏘나타를 1760만 원(가죽 시트 포함) 주고 샀는데 현재 동급 쏘나타는 2057만 원으로 297만 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포드 몬데오(2660만 원·2000cc)와 다임러크라이슬러 PT크루저(2990만 원·2400cc), 폴크스바겐 골프 FSI(2990만 원·2000cc) 등 2000만 원대 모델들이 그의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특히 PT크루저의 경우 같은 배기량인 쏘나타 F24s 고급 옵션 모델과 비교하면 오히려 200만 원 정도 싸다.

현대차가 최근 신차(新車)의 가격을 크게 올리자 “아무리 옵션이 추가되고 성능이 개선됐다고 해도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7일 판매가 시작된 쏘나타 2007년형은 2006년형에 비해 40만∼70만 원이 올랐다. 외부 소음이 잘 차단되고 빗물이 쉽게 흘러내리는 유리 등이 추가됐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올해 나온 신형 아반떼 딜럭스 자동변속기 모델은 1360만 원으로 올 초 단종된 뉴아반떼XD 동급보다 143만 원 올랐다.

현대차노조의 연례 파업에 대한 반감도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를 높이고 있다.

테스트드라이브 등 자동차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 이번에 차라리 수입차로 바꾸겠다” “가격을 올리면 현대차 노조의 배만 불릴 텐데 다른 메이커를 선택할 생각이다”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1∼6월)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 판매는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비해 8.3% 줄어든 반면 수입차 판매는 12.3% 증가했다.

특히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3000만 원 미만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0.65%에서 올 상반기 5.15%대로 4년 만에 약 8배로 늘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의 한 임원은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오른 가격 이상으로 고급 옵션과 개발비가 높은 고성능 엔진이 들어가 대당 판매수익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보다 첨단 편의 장치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국산차가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