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세요.”
“엄마 저예요.”
‘딸그락.’(문 여는 소리)
“학원 갔다 왔니?”
“네.”
“그럼 숙제 먼저 하고 있어. 엄마는 오늘 당직이라서 늦게 들어가.”
딸이 누른 초인종 소리를 들은 엄마가 ‘직장’에서 현관문을 열어주며 휴대전화로 딸과 나눈 대화다.
‘웬 최첨단 미래형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얘기냐’ 하겠지만 요즘 나오는 디지털 도어록들은 이 같은 ‘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디지털 도어록 업체 이노에이스는 집이 비었을 때 초인종을 누른 사람의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디지털 도어록 ‘모바일온’을 내놓았다. 이 도어록은 미리 입력된 휴대전화로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방문자를 확인하고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아이레보는 위급상황 발생시 경보 기능이 있는 디지털 도어록을 판매하고 있다.
문을 강제로 열거나, 빈 집인데도 사람 움직임이 포착되면 경보음을 울리고 미리 입력된 전화번호로 위급상황을 알려준다. 외부에서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로 가스밸브를 여닫을 수도 있다.
경동보일러는 인터넷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네트워크 도어록 ‘이가(e家)’를 신축 아파트에 공급하고 있다.
이전의 홈 오토메이션은 불필요한 기능이 많고, 가격도 수백만 원대로 비쌌으나 요즘 네트워크 도어록은 꼭 필요한 기능만 넣어 가격이 70만∼8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게 특징.
아이레보 하재홍 사장은 “문을 잠그는 도구에서 집안 전체의 안전을 지켜주는 시스템으로 디지털 도어록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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