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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3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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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부터 빠른 속도로 내수 위축
올해 4월 국내 자동차 신규등록대수는 9만1147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 올 3월보다는 10.4% 줄었다.
작년 동월 대비로 1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 추세였으나 4월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급등과 반도체가격 하락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그 부담이 가계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특히 2분기(4∼6월) 들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함께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화점에서도 대표적 경기민감 품목으로 꼽는 여성의류의 성장 폭이 둔화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여성의류 매출액 상승폭이 2월에는 할인판매 효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었지만 3월과 4월에 8%, 7%로 뚝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6%대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도 2월 25%이던 여성의류 매출 증가율이 10%대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술 시장도 맥주 소비가 줄고 소주 소비가 늘어 경기 위축을 반영했다.
4월까지 맥주 출고량은 5569만 상자(1상자는 500mL 20병)로 전년 대비 7.3% 줄었다. 하이트맥주의 유경종 차장은 “불황이 가장 큰 요인이고 주5일 근무제 영향으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술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주 시장은 3.5% 증가했으나 올해 초 두산에서 내놓은 소주 ‘처음처럼’ 등 신제품 출시와 판촉활동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 월드컵 특수도 예상보다 저조
산업계에서는 4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과 관련해 특수를 기대했으나 아직 효과는 신통치 않다.
건설교통부가 3월 독일과 항공회담을 통해 월드컵 기간 국적 항공사의 독일 운항을 무제한 허용(오픈 스카이)했으나 대한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정기편 외에 전세기 등 특별기를 운항할 계획이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호황을 누린 광고업계도 ‘Again 2002’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
방송광고공사가 월드컵 생중계와 재방송, 하이라이트 방송 등과 관련해 740억 원 규모의 특별 광고를 편성해 판매중이지만 아직 판매율이 50%에 머물고 있다.
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2002년에 비해 광고 단가를 낮췄지만 주요 경기가 새벽에 열리면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전업계는 TV 쪽에서 월드컵 반짝 효과를 누리고 있으나 에어컨 판매는 오히려 감소세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현재 고유가와 환율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의 파장은 하반기에 더욱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생산-소비-투자 전부문서 경고음
통계청의 ‘4월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경기가 연내 정점에 도달한 뒤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생산 소비 투자 등 3개 부문에서 경고음이 나온 만큼 정부가 경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접고 경기 하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생산 소비 투자 모두 ‘주춤’
경기선행 및 동행지수가 하락한 것은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생산 소비 투자 관련 지표가 대체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9.5%로 3월(10.0%)에 비해 0.5%포인트, 2월(20.6%)에 비해 11.1%포인트 하락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갑자기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 수치를 재고 증가율과 비교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올해 4월 재고 증가율은 3.7%로 3월과 같은 수준이지만 2월(2.6%)에 비해선 1.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재고가 늘고 있다는 건 생산을 해도 팔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항용 연구위원은 “최근 재고가 쌓이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생산 증가율도 많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도 불안하다.
4월 전체 소비재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늘었지만 자동차 컴퓨터 등 사용기간이 평균 3년 이상인 내구재 판매액은 5.8% 감소했다.
반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음식료 의약품 등 사용기간이 1년 미만인 비(非)내구재 판매액은 1.9% 늘었다.
○기업 “투자할 자신이 없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3% 늘었다. 특수산업용 기계 정밀기기 컴퓨터 등에 대한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설비투자 증가가 0.3%로 미미했기 때문에 올해 투자가 조금만 늘어도 증가율 자체는 커 보일 수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미래 경기상황을 어둡게 보고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
LG경제연구원은 기업들이 설비투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나타내는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고 달러당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 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
○경기 둔화냐, 침체냐
LG경제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상승률이 4개월 연속 하락하면 5∼12개월 뒤 경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본다. 4월까지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점은 분명해진 상태”라며 “하락 폭이 ‘둔화’ 수준일지, ‘침체’ 수준일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금리 인상과 긴축정책 탓에 한국경제의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중앙대 홍기택(경제학) 교수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을 부각하는 등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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