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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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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서울 종로구 계동 해양수산부 9층 장관실.
다음 날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업무현황보고를 앞두고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간부들로부터 보고 받던 김성진(사진) 신임 해양부 장관이 분통을 터뜨렸다. 간부들이 작성한 예상 질의응답 자료가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
김 장관의 ‘군기 잡기’는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 때 이미 예견됐다.
당시 해양부 간부들이 김 장관 내정자가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에 우물쭈물하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김 장관 내정자가 한숨을 쉬었다는 후문.
이 때문인지 김 장관은 27일 오후 취임식에서 사전에 내놓은 취임사 대신 즉석 연설을 통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우선 “‘우리 과 일이 아니다’는 식의 방관자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저와 같이 일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성과주의 원칙을 벗어나 곁눈질을 하거나 공짜를 바라는 사람은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며 “뒤에서 소곤소곤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저는 성격이 독특하다. 목소리가 크다. 욕도 잘한다”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특히 “우리는 월급날 되면 봉급을 꼬박꼬박 받지만 하루하루 힘든 어업인들, 부두 근로자들을 생각하면 그분들이 5시간 잘 때 우리는 4시간 30분 잔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양부 간부들은 취임사 녹취록을 28일 다시 돌려 읽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간부는 “김 장관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등에서 예산 업무를 많이 한 데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정책관리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내 해양부 업무를 거시적 차원에서 두루 알고 있다”며 “그동안 미시적 접근만 해 온 해양부 간부들이 호된 시집살이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각종 현안과 관련해 어민 등을 직접 상대해 보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금방 깨닫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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