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관련 본보 ‘7인 가상금통위’ 열어보니…

  • 입력 2006년 2월 8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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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해 10월과 12월 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던 통화당국이 또다시 조정에 나설까. 인상 및 동결 요인이 팽팽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인상 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러나 본보가 금융전문가 7명으로 구성한 ‘동아일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압도적으로 동결을 지지했다.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1명에 그쳤다.》

‘통화당국이 콜금리를 올릴 것이냐’에 대한 예상이 아니라 ‘내가 금융통화위원이라면…’이라는 소신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콜금리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은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세 △수출 증가율 저조 △국제유가 상승 등을 근거로 들었다. 5개월 만에 3차례나 금리를 올릴 정도로 한국경제가 튼튼한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곽상경 위원은 “경기는 수출에 크게 좌우되는데 1월 수출이 대단히 불안한 마당에 콜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곽 위원은 또 금리 인상은 저소득층의 금융부담을 크게 하는 반면 고소득층의 금융수입을 늘려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석태 위원은 “금리를 올리면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을 불러 원화 강세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며 “이미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진 환율이 더 하락하면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부 대기업의 수익성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상근 위원도 “원화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며 “특히 중소 수출기업은 ‘출혈 수출’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한은 내부에서는 콜금리 인상이 오히려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통상 금리가 오르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주가 하락→외국인 주식투자 감소(달러화 유입 감소)’ 과정을 거쳐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류승선 위원은 “경기는 현재 고점에 이르러 앞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눈앞의 경기지표가 좋다고 금리를 올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재 위원은 “연초 주가 조정으로 주식시장의 거품도 다소 진정돼 콜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신용상 위원은 유일하게 인상을 주장했다.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아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이것이 부동산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

신 위원은 경기에 대해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고유가 문제가 있지만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당분간 경기회복세가 지속돼 한 차례 정도의 콜금리 인상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원들은 적정 콜금리 수준을 올해 상반기 말 연 4.0∼4.25%, 올해 말 4.0∼4.5% 정도로 예상해 연내 적어도 한두 차례의 콜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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