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쟁 “지구촌 광고판 점령하라”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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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경쟁력이다.”

세계 각지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품 가격만 싼 ‘싸구려 이미지’로는 발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각 그룹은 세계 주요 도시에 옥외광고 간판을 내걸고 대대적인 스포츠 마케팅 활동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 등 4대 그룹의 해외 브랜드 마케팅 실태를 살펴봤다.

○ 삼성의 브랜드 가치 149억 달러

올해 8월 8일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아스널의 축구경기. 첼시의 축구팬들은 ‘삼성 모바일(Samsung Mobile)’이란 글자가 큼직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첼시 파이팅!’을 외치면서 열띤 응원을 했다.

4월 첼시구단과 5년간 1000억 원 규모의 공식 후원 계약을 한 삼성전자는 유니폼에 삼성 모바일 브랜드 광고를 할 수 있고 경기장 광고도 할 수 있는 독점 권리를 갖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토리노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을 시작했다. 동계올림픽 무선통신부문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윤 부회장을 시작으로 내년 2월 10일까지 64일간의 토리노 올림픽 성화 봉송에 나선다.

브랜드 조사기관인 ‘인터브랜드’와 ‘비즈니스 위크’가 공동 발표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999년 31억 달러(약 3조1000억 원)에서 올해는 149억 달러(약 14조9000억 원)로 뛰어올랐다.

○ GOLD STAR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LG

세계적인 기업이 앞 다퉈 옥외 광고전을 펼치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

7번가와 42번가가 교차하는 타임스스퀘어에 들어서면 한복판에 붉은 LG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최첨단 전자 옥외광고판을 만날 수 있다. 한 해 관리비 3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주는 이 광고판은 미국에서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한 LG전자의 작품이다.

LG는 미국 휴대전화 및 가전시장에서 중저가품에는 골드스타(GOLD STAR)와 제니스(ZENITH) 상표를 붙이고 최고급 제품에만 LG 상표를 붙이는 차별화 전략으로 ‘싸구려’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중국 난징(南京) 시는 LG전자와 LG필립스LCD, LG화학 공장이 밀집해 있는 디지털 복합단지를 ‘LG산업원’으로 이름 짓고 인근 3개 도로를 ‘LG로(路)’ ‘LG남로’ ‘LG북로’로 이름 붙였다.

○ 미국 앨라배마 주의 현대대로(大路)

현대·기아자동차는 2003년 중장기 프로젝트로 ‘브랜드 가치 향상’을 꼽고 정몽구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브랜드운영위원회를 발족했다.

미국 앨라배마 주 정부는 올 5월 준공한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 위치한 도로를 2차로에서 4차로로 늘려 주면서 ‘현대대로(Hyundai Boulevard)’로 이름 지었다. 주소도 현대차 울산공장의 번지수와 똑같은 700.

현대차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등 19개 도시에 20개씩의 광고판을 설치해 놓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인터브랜드와 비즈니스 위크의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35억 달러로 세계 84위에 올랐다.

○ 중국에 장학퀴즈 열풍 일으킨 SK

SK는 1973년부터 32년 동안 TV에서 방영해 온 ‘장학퀴즈’를 2000년 1월 중국에 소개했다.

중국 베이징(北京)TV는 ‘SK 좡위안방’이라는 이름으로 주말마다 장학퀴즈를 방영하고 있다. SK는 인재 양성에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한 것.

또 SKC 공장이 들어서 있는 미국 조지아 주는 애틀랜타 시내의 주요 도로를 ‘SK대로’로 명명(命名)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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