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 ‘Stop’… 지루한 조정場 ‘Go’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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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모처럼 반등했다. 최근 거래일 기준으로 나흘 동안 7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던 주가가 일단 하락을 멈춘 것. 특히 최근 계속된 ‘전강후약(前强後弱)’ 장세, 즉 오전에 강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급락하는 모습이 사라졌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 지수가 오전에 올랐다가 오후 들어 하락하는 것은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주식을 팔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나빠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18일에는 개장 이후 줄곧 상승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급락세는 멈췄지만 당분간 ‘완만한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국제 증시 움직임과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 거래량과 실적은 별 영향 못 미쳐

보통 조정이 끝나는 시기를 짐작하는 신호로 기업 실적과 거래량을 주로 본다. 하지만 최근 같은 분위기에서는 기업 실적이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증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가 이미 마무리됐다. 다른 주요 기업도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체로 거래량이 급증하면 이를 조정에서 벗어나는 신호로 본다.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는 뜻. 아울러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 때문에 대량 거래와 함께 주가가 오르면 시장 분위기도 반전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래량 지표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립식 펀드를 기반으로 장기투자에 나서는 기관투자가가 늘면서 증시 전체의 거래량도 큰 등락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거래량이 급증하지 않는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외국인과 해외 변수가 중요

전문가들은 해외 변수와 외국인투자가의 동향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특히 최근 침체된 미국 증시보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와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던 중남미와 유럽 증시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것.

외국계 대형 기관들도 국내 증시와 유럽, 중남미 증시를 비슷한 시장으로 놓고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최근 거래일 기준으로 18일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이 언제 매도 공세를 멈출지도 관심사다.

최근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가 꼽힌다. 따라서 미국 금리 오름세가 진정되고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국내 증시도 조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주가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외국인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고 유럽과 중남미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국내 증시도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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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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