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어떻게 쓰이나]통일분야 2배↑ SOC투자 2.7%↓

  • 입력 2005년 9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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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에서 올해보다 재정 투입이 크게 늘어나는 곳은 사회복지 부문과 통일, 연구개발(R&D) 분야다. 반면 수송·교통·수자원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대신 정부 예산을 줄였다. 정부가 27일 확정해 발표한 내년 예산, 기금안의 분야별 씀씀이와 이에 따라 국민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본다.》

▼복지…차상위계층 12∼18세 자녀 의료비 지원 혜택▼

보건·복지 분야의 내년 예산은 54조6537억 원. 올해보다 10.8% 늘어 통일(84.4%), 연구개발(15.0%) 분야에 비해 증가율은 낮지만 증가액은 5조3217억 원으로 가장 많다.

예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은 ‘사회적 일자리’에 대한 지원.

올해 1691억 원에서 내년에 2909억 원으로 72% 증가한다. 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올해 143만 명에서 내년에 162만 명으로 19만 명 늘어난다.

기초생활보장제에서 빠져 있는 차(次)상위 계층(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인 사람)의 12∼18세 자녀 8만7000명에게는 의료비를 지원한다. 12세 미만은 올해부터 지원하고 있다.

근로자와 서민에게 빌려 주는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금리는 연 5%에서 4.5%로, 영세민에 대한 전세자금 금리는 연 3%에서 2%로 낮추기로 했다.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가 출산휴가를 냈을 때 국가가 기업을 대신해 기본급을 지급해 주는 기간도 30일에서 90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모든 신생아는 6종류(현재 4종)의 선천성 질병 검사를 무료로 받게 된다.

치매, 중풍 노인을 위해 값싼 요양시설 100개가 만들어지고 노인층을 위한 일자리 지원 예산이 200억 원에서 520억 원으로 늘어난다. 중증 장애인 장애수당은 월 6만 원에서 7만 원으로 늘어난다.

한편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올해 170만3000명에서 내년에 194만6000명으로 14.3%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유공자의 기본연금과 부가연금은 각각 5%, 7% 오른다.

▼교육…대학생 학자금 대출한도 4000만원으로 늘어▼

대학생 학자금 대출한도가 1인당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두 배로 늘어난다. 전문대학원은 최고 6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매 학기 학자금을 대출받는 학생은 16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늘어나며 대출기간도 14년(7년 거치, 7년 상환)에서 최장 20년(10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길어진다.

농어촌 출신 대학생에 대한 1인당 융자금도 연간 412만 원에서 440만 원으로 늘린다.

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 어린이의 교육비 일부를 지원해 주는 ‘무상 보육교육지원’ 대상자는 올해 17만6000명에서 내년에 30만 명으로 늘어난다.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보조원도 현재 2250명에서 2513명으로 늘어난다.

또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공부를 지도해 주는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가 올해 40개에서 내년에 100개로 늘어난다. 저소득 근로자의 고교생 자녀에게는 학자금을 1인당 157만 원까지 1년간 무이자로 융자해 준다.

대학에 대해서는 ‘2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이 시작되면서 지원액이 올해 185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늘어나고 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사업 지원액도 2400억 원에서 2700억 원으로 증가한다.

▼통일·국방…北경수로 대비 3000억-전력투자비 8조원▼

통일분야 예산은 올해 8474억 원에서 내년 1조5622억 원으로 84.4% 급증한다. 6자회담 진전과 남북경제협력 확대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2년 이상 공사가 중단됐던 경수로사업 재개에 대비해 3000억 원의 예산을 잡아놓았다. 또 7월에 열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에서 합의한 농업 수산업 과학기술분야 협력에 쓰일 예산으로 4900억 원을 반영했다. 남북협력기금에 배정하는 예산도 5000억 원에서 내년에 6500억 원으로 늘어난다.

개성공단 기반시설 구축비용으로 올해(285억 원)보다 크게 늘어난 547억 원이 투입된다. 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에 대한 지원금은 407억 원에서 431억 원으로 늘어난다.

국방예산은 9.8% 늘어 내년 전체 예산 중 10.3%를 차지하게 된다.

이 가운데 핵심전력 강화에 투입되는 전력투자비는 내년 8조3억 원으로 올해보다 13% 증가한다. 공중조기경보기(EX) 도입과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대형수송함(LPX) 등의 사업에 예산이 많이 편성됐다.

장병들의 하루 급식비는 4665원에서 내년에 4805원으로 오른다.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 예산으로 올해보다 200억 원이 줄어든 1400억 원이 배정됐다.

외교 분야에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가 올해보다 16% 늘어난 1910억 원, 유엔 등 국제기구 분담금이 25.3% 늘어난 1847억 원으로 확대된다.

▼SOC·기타…R&D분야 15% 증가… 행정도시지원금 5배로▼

SOC 예산은 올해보다 2.7% 줄어든다.

대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고 공기업 투자를 늘려 공공부문 건설 투자규모를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2단계 사업, 부산신항과 광양항 및 경제자유구역 기반시설 등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 행정도시 건설 지원금을 75억 원에서 353억 원으로 늘리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에 새로 2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철도는 전철화, 복선화를 추진해 수송 효율을 높이기로 했으며 도시철도는 지하철 부채상환액을 올해 3024억 원에서 537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전체 R&D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15.0% 늘리기로 했다. 기초연구비로 올해보다 23.6% 늘어난 1조7252억 원을 지원한다.

농어촌 생활안정을 위해 건강보험료 경감률을 40%에서 50%로 확대한다. 그러나 공공비축제 시행으로 정부가 시장에서 시가로 사들이는 쌀의 양은 올해 400만 섬에서 내년 350만 섬으로 줄어든다.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에는 3964억 원을 투입하고 중소기업 신용보증 지원을 올해보다 9000억 원 늘린다.

이 밖에 해외유전개발 및 석유비축에 7645억 원, 태양광 등 새로운 에너지 개발 보급에 4232억 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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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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