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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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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회사 잘 둔 모회사는 즐겁다
2001년 초 2400원이었던 주가가 최근 2만1000원 선까지 오른 동서. 4년여 만에 주가가 10배 가까이로 올랐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초 이 회사에 대해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동서는 커피 포장재를 만드는 회사. 하지만 이 회사의 진짜 가치는 국내 커피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데 있다.
지난해 동서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11억 원. 하지만 자회사인 동서식품의 이익을 반영한 지분법 평가이익은 425억 원이나 된다.
음식료 업종의 오리온도 마찬가지. 자회사인 영화 투자 및 배급회사 쇼박스 미디어플렉스가 ‘웰컴 투 동막골’을 히트시킨 데 힘입어 오리온 주가는 연초보다 70% 이상 올랐다.
최근에는 다른 자회사인 케이블TV 사업자 온미디어의 가치가 연초보다 갑절 가까이 높아졌다는 평가에 따라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미디어플렉스가 올해 말 상장되면 오리온의 자산 가치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또 다른 자회사인 스포츠토토까지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오리온의 가치는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투자 포인트와 주의할 점
설립한 지 얼마 안 되거나 실적이 한두 해 반짝 좋은 자회사보다 오래되고 실적도 장기적으로 안정된 자회사를 둔 기업이 더 유망하다.
이런 기업은 당장 주가가 급등하지는 않지만 장기 투자하면 언젠가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투자를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들어 비상장 바이오기업에 자금을 투자한 덕분에 주가가 급등한 바이오 테마 기업들이 대표적.
씨오텍 동진에코텍 서울일렉트론 에이스일렉트로닉스 등은 4, 5월 바이오기업에 10억 원 안팎을 투자한 이후 시가총액이 100억 원 이상 늘었다. 하지만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적어 투자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
새로 자회사가 만들어졌을 때는 성급하게 투자하지 말고 최소한 6개월 이상 운영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포털 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미국 라이코스에 대한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않아 올해 초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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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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