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한국형 신도시”…‘아파트 韓流’ 세계속으로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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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신행정도시 아스타나에서 노른자위로 꼽히는 마기스트랄가 12번지 일대는 10일 아침부터 몰려든 수백 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한국의 주택건설업체 동일토건이 일대 6만 평을 개발해 짓는 신도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모델하우스에 들어선 이들은 “고급 호텔 같다”면서 “진짜 아파트 인테리어를 똑같이 해주는 것이냐”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날 모델하우스 방문객은 3000명을 넘었다. 이곳뿐이 아니다. 중국 베트남 알제리 등 해외 주택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건설업체가 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한국형 신도시, 한국형 아파트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국내시장이 침체되면서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체들의 노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세계로 퍼지는 한국형 신도시

국내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해외 신도시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10일 카자흐스탄의 신행정도시인 아스타나에 문을 연 ‘아스타나 하이빌’ 아파트 모델하우스. 동일토건은 10억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해 신도시 내 경제특구 6만 평에 아파트 3000채와 컨벤션센터, 비즈니스센터 등을 짓는다. 사진 제공 동일토건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베트남.

대우건설 GS건설 금호건설 대원 부영 등 10여 개 업체가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신도시 및 주택 건설사업에 나서고 있다.

경남기업과 설계회사인 희림, 공간건축 등은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신도시 ‘시디 압델라’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시디 압델라는 지난해 10월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환경그룹이 전체 개발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국내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국토연구원도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도시 관리를 계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는 사업으로 2007년 초까지 이집트 델타지역 등에 신도시를 건설할 방법을 제안할 예정이다.

○ 한국형 신도시, 한류(韓流) 될 수 있나

국내 기업들이 진출한 나라들은 최근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낙후된 도시시설을 재개발하거나 신도시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베트남은 올 상반기(1∼6월) 경제성장률이 7.6%였다. 특히 건설·제조분야의 성장률이 9.5%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카스피 해 유전개발로 연간 9∼10%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알제리도 유가 상승으로 외환보유액이 3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들 나라는 수도권에 여러 개의 신도시를 건설해 단기간에 대규모로 주택 공급에 성공한 한국의 사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분당과 일산을 개발 모델로 삼을 정도.

카자흐스탄 카심조마트 도카예프 외무부 장관은 “신도시 건설 경험과 기술이 축적된 한국 건설업체의 참여를 적극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타나=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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