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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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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 새로운 경영전략을 선택하기도 한다. 본보는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프런티어 경영’으로 명명해 매주 목요일 특집기사로 소개한다.
동아일보-산업정책연구원 공동기획》
‘이윤창출을 넘어 지속가능(sustainable)한 경영으로.’
재계에 지속가능경영(CSM·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바람이 불고 있다.
당장 보이는 눈앞의 이윤만 쫓아선 장기적으로 사회와 더불어 살아남기 어렵다는 사실을 과거의 뼈저린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은 경제적인 이윤 추구와 함께 환경경영과 윤리경영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올리려는 새로운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아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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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가능경영 여부가 회사 흥망을 좌우
외국의 값싼 인력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한 미국 나이키사(社).
1990년대 중반 어린이 노동 착취와 환경오염 기업으로 낙인찍히며 큰 위기를 맞았다.
1996년 6월 미국 잡지 ‘라이프’에 실린 12세짜리 파키스탄 소년이 나이키 상표가 찍힌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아동 노동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1997년 11월에는 나이키 베트남 공장에서 유해물질인 톨루엔이 기준치의 177배나 검출됐다.
곧바로 1998년 나이키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50% 감소했고 주가도 37%나 떨어졌다.
이후 나이키는 노동자 연령을 제한했다. 또 하청업체들에 대한 지속가능경영 원칙 지침을 개발해 통보하고 철저히 감독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나이키는 2000년대 들어 정상 궤도를 찾게 됐다.
해열 진통제 타이레놀을 생산하는 미국 존슨&존슨.
1982년 타이레놀 병 안에 독극물이 들어간 사건이 터지면서 약을 복용한 사람이 사망했다.
회사 측은 타이레놀 복용을 금지한다는 홍보전에 적극 나섰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시카고의 타이레놀을 수거할 것을 권고했다.
회사에선 시카고뿐 아니라 미국 내 타이레놀 전 제품을 거둬들였다. 당시 수거한 타이레놀은 모두 3000만 병으로 1300억 원어치에 달했다. 회사 안에선 타이레놀 브랜드를 포기하자는 의견도 대두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에 힘입어 회사는 타이레놀을 재출시했고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해열진통제 가운데 최고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 회계 부정 말로는 ‘파산의 늪’
선진국에서도 지속가능경영을 도외시한 기업이 쇠락의 구렁텅이로 빠진 사례가 적지 않다. 대규모 회계부정에 연루돼 결국 파산한 미국 엔론.
인터넷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 엔론은 2001년 초 닷컴 버블이 꺼지자 수익에 문제가 발생했다. 손실을 감추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유령회사를 만들어 부실을 떠넘겼다.
회사는 골병을 앓고 있었지만 임원들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겼다. 고(高)배당 압박을 못 이기고 파산의 길로 들어선 엔론사는 320억 달러라는 빚을 남기고 결국 문을 닫았다.
○ 국내에 확산되는 지속가능경영 사례
지속가능경영은 국내에선 아직은 도입 초기 단계다.
단어조차 생소하게 느끼는 최고경영자(CEO)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 저임금과 저가 제품을 무기로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환경문제나 아동노동 투명경영 측면에선 한국기업을 따라가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경영은 한국기업에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인 ‘양날의 칼’과 같다.
국내에서도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체계적인 전략과 시스템을 갖추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활발하다. 지속가능경영은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CEO가 직접 나서 전사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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