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등 지방社들 하이트 공세 대비 ‘소주 텃밭 지키기’

  • 입력 2005년 7월 2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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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보령시 대천 씨월드에서 열린 보해양조의 극기훈련 현장. 갯벌에서 뒹굴며 진흙투성이가 된 직원들이 동료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며 협동심을 기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해양조
22일 충남 보령시 대천 씨월드에서 열린 보해양조의 극기훈련 현장. 갯벌에서 뒹굴며 진흙투성이가 된 직원들이 동료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며 협동심을 기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해양조
“소주시장, 쉽게 못 내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하이트맥주의 진로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주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 지역에 본거지를 둔 지방 소주사들이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이들은 영업·마케팅 업무를 강화하고 직원들의 정신무장도 새로 시키며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하이트맥주의 향후 공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80%의 소주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보해양조. 이 회사는 22일부터 1박 2일간 충남 보령시 대천 씨월드에서 ‘우리 소주시장은 내가 지킨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교육까지 실시했다.

교육 첫날. 대리, 과장급 등 중간관리직원 70여 명은 군복을 입고 4시간 동안 갯벌을 뒹굴었다. 이는 정신력과 조직력을 다지기 위한 프로그램. 해병대 훈련을 연상시키는 극기훈련을 소화하며 직원들은 땀과 흙 범벅이 됐다.

이튿날에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와 관련한 향후 대응방안’을 주제로 워크숍을 열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교육을 맡은 이한재 구조조정본부장은 “변화 속에 기회가 찾아온다”며 “우리 모두 ‘Change(변화)의 g를 c로 바꿔 Chance(기회)로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95%로 시장점유율 1위인 금복주는 “제품은 경쟁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영업과 마케팅, 서비스쪽을 더욱 강화해 시장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진로소주는 서울·경기지역에서 93%로 절대강자지만 지방에서는 23%대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하이트맥주 유통망을 활용한다면 지방소주시장에서도 발을 넓힐 수 있어 지역 소주사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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