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韓銀총재 “특정지역 부동산대출 제한할 수도"

  • 입력 2005년 6월 10일 03시 07분


코멘트
썰렁한 상계동 중개업소서울 강남 지역을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애꿎은 강북만 울린다는 지적이 높다. 9일 서울 노원구 상계6동 주공3단지 인근 중개업소 유리창에 급매물을 알리는 종이가 여러 장 붙어 있다. 하지만 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은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전영한 기자
썰렁한 상계동 중개업소
서울 강남 지역을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애꿎은 강북만 울린다는 지적이 높다. 9일 서울 노원구 상계6동 주공3단지 인근 중개업소 유리창에 급매물을 알리는 종이가 여러 장 붙어 있다. 하지만 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은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전영한 기자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9일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면 한은법에 따라 금융회사의 대출한도를 제한하거나 부동산담보인정비율(LTV)을 조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언제든지 특정지역의 투기에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서울 강남권과 경기 성남시 분당, 용인시 등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자금을 사실상 동결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감정가의 60%(일반지역) 또는 40%(투기지역)인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을 더 낮춰 투기자금을 줄이고 금융회사의 특정지역 대출한도 총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법에는 ‘국민경제상 절실한 경우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로 금융회사 대출과 투자의 분야별 최고한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실제로 이런 조치를 취한 적은 한번도 없다.

박 총재는 “부동산 문제와 심각한 체감경기 불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아직 직접 개입할 단계는 아니다”며 “인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규제에 나서면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 직전에도 이런 권한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부동산중개업소 전국휴업 검토▼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8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 데 이어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모임인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가 전국적인 동맹 휴업을 검토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중개업소들의 집단행동은 부동산 가격 급등을 중개업소 탓으로 돌리는 정부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투기세력인데 정부가 중개업소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몰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