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의 저력!…1분기 최악실적 불구 주가 급등

  • 입력 2005년 5월 10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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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LG필립스LCD는 액정표시장치(LCD)패널 매출 세계 1위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호된 시련을 겪었다. 증시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하는 바람에 대규모 실권(失權) 사태가 벌어졌다. ‘가격 후려치기’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공모가가 낮게 책정됐지만 7월 23일 상장 첫날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보다 10%나 더 떨어졌다. 변화무쌍한 LCD경기와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LG필립스LCD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것.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주가는 꾸준히 올라 상장 이후 최고가인 5만 원을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포스코를 제치고 국내 증시에서 당당 3위에 올랐다. LG필립스LCD를 다시 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1분기는 적자, 하지만=LG필립스LCD가 최근 발표한 1분기(1∼3월)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영업손실만 1620억 원. 전문가들의 예상 평균치(800억 원)의 갑절이나 된다.

하지만 LG필립스LCD의 강점은 지난해 이 회사를 그토록 괴롭혔던 ‘변화무쌍한 LCD경기’에 있다.

지나간 실적은 최악이었지만 앞으로 경기가 빠르게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이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우선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오름세다. 패널 가격 조사기관인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5월 초 15, 17, 19인치 모니터용 패널 가격은 4월 말에 비해 각각 3∼5달러 올랐다.

1분기 형성됐던 낮은 패널 가격이 사실상 바닥권이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다른 호재는 LCD분야 맞수 국가인 대만의 기업들이 부진한 것. 최근 대만 기업들은 장비 문제로 차세대 패널을 양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흑자 전환 가능할까=투자 포인트는 2분기(4∼6월) 실적이다.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주가도 급등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희연 연구원은 “LCD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회복되고 있으며 원가 절감과 출하량 증가 등을 고려할 때 2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가 제시한 적정주가는 5만4000원이며 투자의견은 ‘매수’.

메리츠증권 문현식 연구원은 “1분기 적자폭이 워낙 커 2분기 흑자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2분기 적자 예상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으며 주가가 내년 실적 예상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더 오를 여지가 많다”고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5만8000원, 투자의견은 매수.

미래에셋증권 이학무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정보기술(IT) 경기가 성수기로 진입하면 LG필립스LCD 실적은 3분기(7∼9월)부터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2006년 기대 실적을 벌써부터 주가에 반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투자의견으로 ‘보유’를 제시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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