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박용만 부회장, 상장계열사 6곳중 5곳 등기이사로

  • 입력 2005년 5월 2일 0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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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朴容晩) ㈜두산 부회장이 두산그룹 경영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고(故) 박두병(朴斗秉) 그룹 초대 회장의 5남인 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올해 초 ㈜두산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박 부회장은 이로써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두 회사 외에도 두산중공업, 두산산업개발, 오리콤을 포함해 두산의 전체 상장계열사 6개 중 5개 사의 등기이사가 됐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은 ㈜두산과 두산산업개발 등 2개 계열사 등기이사인 박용오(朴容旿) 그룹 회장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두산 등 3개 사 등기이사인 박용성(朴容晟) 두산중공업 회장 등 형들보다 더 많은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올해 50세인 박 부회장은 박용오 회장보다는 18세, 박용성 회장보다는 15세 젊다.

박 부회장은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떠올랐다. 계열사 내부의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짐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1982년 두산건설(현 두산산업개발)에 입사한 박 부회장은 19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이 된 이후 그룹의 주요 M&A를 주도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02년 ㈜두산 총괄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두산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특히 그룹의 간판 사업이던 OB맥주를 팔고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함으로써 두산그룹은 산업재 관련사업 비중이 80%가 넘는 ‘중공업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박용오, 박용성 회장이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점도 그룹 내 박 부회장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박용오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고 있다. 또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형님’들이 외부 활동에 주력하면서 동생인 박 부회장에게 그룹의 ‘안살림’을 맡기고 있다”면서 “그룹 실무를 관장하는 박 부회장의 역할과 책임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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