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23살 코란도… 21살 쏘나타 “쉬지 않고 달린다”

  • 입력 2005년 3월 20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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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등장하는 신차(新車)의 뒤에는 반드시 쓸쓸하게 단종(斷種)되는 옛 모델이 있다.

한국 승용차 모델의 평균 수명은 6년 정도. 나치 치하였던 1934년에 독일에서 생산이 시작돼 2003년 멕시코 푸에블라의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70년째 같은 모델이 유지됐던 독일 폴크스바겐의 ‘비틀’과 비교하면 한국의 차들은 유난히 ‘요절’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차 중에서도 10∼20년씩 수명을 유지하며 변신을 거듭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

현존하는 한국 승용차 가운데 최장수 모델은 쌍용자동차의 코란도로 올해 23살. 쌍용차의 전신인 ㈜거화가 1983년에 4륜 구동형 차에 붙인 이름이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는 뜻을 담고 있는 코란도는 한국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이 차는 1996년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엔진을 얹는 등 변신을 거듭하면서 독특한 이미지로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탈바꿈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는 1985년 10월에 첫선을 보였다. 올해 21살. 처음에는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지만 1988년 2세대 모델인 ‘뉴 쏘나타’가 나오면서 모델명의 첫 글자를 ‘소’에서 ‘쏘’로 바꿨다. 이어 1993년에 ‘쏘나타2’, 1996년에 ‘쏘나타 3’가 등장했으며 1998년에 ‘EF쏘나타’, 2001년에 ‘뉴 EF쏘나타’ 등으로 조금씩 이름을 바꾸며 성장해 왔다.

1986년 탄생해 2002년에 단종된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는 17년간 같은 모델을 유지하며 이 회사의 ‘베스트 셀링 카’ 자리를 지켰다. 기아차는 올해 4월 선보일 리오의 후속 모델에 ‘프라이드’라는 이름을 붙여 장수 모델이던 프라이드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으로 수명이 긴 모델은 1993년에 탄생한 쌍용자동차의 4륜 구동차인 무쏘로 올해 13살이 됐다. 역시 1993년에 첫선을 보였던 기아자동차의 구형 스포티지는 2003년에 단종됐지만 지난해 8월 기아차가 5인승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스포티지의 이름을 붙이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1995년 3월에 첫선을 보였던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시리즈는 올해 11살. 아반떼도 2000년에 아반떼XD, 2003년에 뉴아반떼XD 등으로 변신하며 장수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 GM대우의 승용차 중에서는 1998년 판매가 시작된 마티즈가 최장수 모델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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