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 10개중 7개 수익 5% 안된다

  • 입력 2005년 3월 10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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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투신운용이 지난해 10월 말 내놓은 주가연계증권(ELS) 펀드는 올해 2월 초 2.83%의 수익률을 올리고 상환됐다. 이 펀드에 100만 원을 넣어뒀다면 2만8300원의 수익을 거둔 셈. 펀드 운영기간이 97일이므로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10.65%에 이른다. 반면 D투신운용이 작년 6월 내놓았다가 올해 1월 초 상환한 ELS의 수익률은 0.22%에 그쳤다.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고작 2000원 남짓한 수익을 거둔 것. 펀드 설정기간(199일)을 감안한 연 수익률은 0.44%로 정기 예금금리에도 못 미쳤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은행과 증권사, 투신사들이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ELS가 항상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판매된 상당수 상품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을 냈다.

따라서 상품 가입 전에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펀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익률 천차만별=ELS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2003년 4월. 일부 고수익을 거둔 사례가 알려지면서 2003년 말 3조7000억 원이었던 수탁액은 올해 1월 말 8조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ELS 상품이 모두 높은 수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이달 7일까지 상환된 ELS(설정액 10억 원 이상) 상품 227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153개(67.4%)가 5% 미만이었다. 10% 이상 고수익을 올린 펀드는 12개(5.3%)였다.

227개 펀드의 설정기간이 각각 다르므로 이를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100개(44.1%)의 수익률은 4% 미만이었다. 1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구조 따져봐야=이처럼 ELS의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원금 손실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설계했기 때문.

대부분의 ELS 상품은 투자원금의 90∼97%를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채권에 투자한 돈으로 만기 때 투자원금을 채우고 개별 주식 투자 등으로 추가 수익을 거두는 것.

이에 따라 ELS의 수익구조는 △채권 투자 비율 △투자 대상 종목 △펀드 운영기간 △목표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전제조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제로인 이재순(李在順) 조사분석팀장은 “판매사가 제시하는 수익률에만 현혹되지 말고 투자자들은 가입 전에 수익구조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투자자에게 유리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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