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남쪽 실크로드’ 고대 소금길 목숨건 촬영

  • 입력 2005년 1월 2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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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KBS스페셜’에서 22일 방영될 옌징 마을의 모습. 마을 아낙들이 소금 우물에서 길은 물을 물동이에 담아 염지로 나르고 있다. 사진제공 KBS
KBS1 ‘KBS스페셜’에서 22일 방영될 옌징 마을의 모습. 마을 아낙들이 소금 우물에서 길은 물을 물동이에 담아 염지로 나르고 있다. 사진제공 KBS
고대의 교역로인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생산된 차(茶)와 소금을 티베트 미얀마 인도로 실어 나르던 길이었다. 7세기경 개통된 이 길은 중국과 남아시아를 잇는 ‘남부의 실크로드’였고 지금도 이용되고 있다.

차마고도의 출발지인 옌징(鹽井) 마을과 이 길을 말로 오가며 물건을 실어 나른 상인(마방·馬幇)을 다룬 KBS1 ‘KBS 스페셜-티베트 소금 계곡의 마지막 마방’이 22일 오후 8시 방영된다.

메콩강 살윈강 양쯔강 등 3개의 강이 협곡 사이로 흐르는 곳에 있는 옌징 마을 일대는 ‘동방대협곡(東方大峽谷)’ ‘삼강병류(三江竝流)’로 불리며 올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 유산 지정을 앞두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일본 NHK가 촬영을 시도했다가 중국 당국의 불허로 무산됐으나 KBS는 현지인 교수를 통해 어렵게 촬영에 성공했다.

윈난성과 티베트의 경계에 있는 옌징은 ‘소금 우물’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천 년 전부터 우물을 파고 소금을 만들어왔던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 협곡의 소금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을 협곡의 절벽에 나무 기둥을 꽂아 만든 염지(鹽池·소금 연못)에 부어 넣어 소금을 만든다. 소금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을 일일이 물동이에 지고 절벽으로 오르는 주민들의 모습은 아슬아슬하다. 마방들은 이 소금을 미얀마 인도로 팔러 간다. 제작진은 한 무리의 마방을 따라 가파른 협곡의 조로서도(鳥路鼠道·새와 쥐가 다니는 길)를 따라 가며 주위 풍물을 소개한다. 그러나 일부 도로가 확장되고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마방도 사라지는 추세다.

담당 박종우 PD는 “제작 PD가 마방의 말에게 밀려 40m 높이의 절벽에서 떨어질 뻔 하다가 가시덤불에 걸려 간신히 살아나는 등 힘든 작업이었다”며 “올해 안에 인도까지 이어진 차마고도의 전 코스를 카메라에 담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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