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채권 매각 ‘월드스타펀드’ 우선협상자 선정

  • 입력 2005년 1월 14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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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월드스타펀드가 1조2000억 원어치의 동아건설 채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예비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다.

월드스타펀드가 동아건설 채권을 매입하면 내년에 대한통운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아건설을 살린 뒤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경영권을 노리는 다른 투자가에게 채권을 비싸게 팔 수도 있다.

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 주간사회사인 삼일회계법인은 14일 “입찰에 국내외 8개 금융회사와 펀드가 참여했다”며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월드스타펀드를 1순위, 다음으로 많은 금액을 제시한 골드만삭스를 2순위 협상 대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월드스타펀드 등이 동아건설 채권을 사려는 이유는 채권에 대한통운 주식 전환권이 붙어 있고 동아건설 회생 및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동아건설 채권 4조1000억 원을 갖고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채권은 무보증채권 1조 원과 대한통운이 보증을 선 보증채권 2000억 원.

채권 인수자는 회사정리계획에 따라 2006년부터 보증채권 2000억 원 중 500억 원을 출자전환을 통해 대한통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이 지분은 10∼15%로 예상돼 현재 대한통운의 최대주주인 서울보증보험(8.3%)보다 많아진다.

법무법인 정민의 이대순(李大淳) 변호사는 “월드스타펀드와 골드만삭스는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동아건설이 회생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스타펀드가 채권단이 갖고 있는 나머지 채권 3조 원어치를 사들여 주식으로 전환하면 동아건설의 파산 절차를 중단시키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파산 절차를 밟던 건설회사가 회생한 사례는 한양이 대표적이다. 보성건설 컨소시엄은 2001년 파산선고를 받은 한양의 채권을 사들여 2003년 9월 법원에서 파산 폐지 결정을 받은 뒤 지난해 2월 회사를 인수했다.

한편 외환은행 대주주로 지난해 입찰 참여 의향서를 냈다 내부정보 이용 시비에 휘말렸던 론스타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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